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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대표 사과로 자리 잡아가는 ‘이지플’!

충북 충주시 ‘천등산 박씨네 농원’

 

 우리 품종 과일의 보급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정 외국 품종이 점유하던 과일 시장 다변화로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 ‘이지플’은 2020년부터 공급되기 시작한 우리 육성 품종 사과로, 특히 탄저병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배할 땐 수량성도 뛰어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충북 충주시 ‘천등산 박씨네 농원’에서 ‘이지플’을 재배하는 박영민(37) 대표를 만나 재배부터 출하까지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열매솎기 편하고, 병충해에 강하며, 수량성도 우수

 

 박영민 대표는 귀농 3년 차로, 아버지 대를 이어 사과를 농사짓고 있다. 본래 ‘홍로’ 품종을 재배하다 2019년 지역에 과수화상병이 돌아 약 3,000평 과원을 매몰했는데, 사과 ‘이지플’ 품종을 심어 재개원하게 됐다. 박 대표도 이 시기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총 5,500평 재배 면적에서 현재 재배하는 품종은 ‘후지’, ‘다홍’, ‘시나노 골드’, ‘이지플’ 총 4가지에요. 과수화상병 피해를 본 뒤 지난해 봄에 ‘이지플’ 품종을 100여 주 심었죠. 재배하는 농장에 아버지께서 직접 가서 재배 상태를 보고, 사과 맛도 본 뒤 선택하셨어요.”

 

 

 ‘이지플’은 농촌진흥청 군위 사과 연구 센터에서 2020년에 품종 출원한 사과로, ‘홍로’와 ‘감홍’을 교배하여 개발한 품종이다. 껍질에 색이 잘 들고 당도가 16.7브릭스(°Bx)로 높으며, 해거리가 거의 없다. 수확 시기는 9월 상순으로 중생종이다. 나무 관리는 ‘홍로’와 비슷하다.

 

 박 대표는 ‘이지플’이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사과라고 말했다. 우선 과일이 열린 뒤 봄에는 열매를 솎아낼 때 노동력이 적게 들어 상대적으로 편하다. 경쟁에서 뒤처진 열매를 나무가 스스로 떨어뜨리는 자가 적과성이 있기 때문이다.

 

 “‘후지’ 등 다른 품종을 우선해 작업한 뒤 나중에 열매를 솎아내어도 문제가 없었어요. 특히 나무가 성목이 되면 그 장점이 더더욱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죠.”

 

 

 껍질이 두꺼워 병충해에 강한 장점도 있다. 최근 들어 해마다 계속되는 과수화상병과 더불어 반복된 비로 탄저병 등 병충해가 늘고 있다. 다른 품종에서 탄저병이나 겹무늬 썩음병 등 병충해 비율이 10%라면 ‘이지플’은 1/10 수준이었다. 화상병 피해도 없었다. 물론 재배 2년 차에 불과하다는 변수는 있다.

 

 ‘이지플’은 수량성도 뛰어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 재배 2년 차인데, 15kg 59상자를 수확했다. 유목인데도 2주당 1상자 정도를 생산해 우수한 수량성을 입증했다.

 

시장에서도 호평… 안정 공급 기반 조성에 박차 가하는 충주시

 

 ‘이지플’은 시장에서도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농진청이 유통인 대상으로 연 시장성 평가에선 비슷한 시기 수확하는 ‘홍로’보다 모양, 당도, 당산 비율 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대표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으로 9월 초에 출하했는데, 5㎏ 기준으로 6만 원 이상을 받았다.

 

 “수확이 처음이라 별 기대 없이 시험 삼아 보냈는데, 경매사들로부터 상당히 호평을 받았어요. 물량을 더 보내라 연락받았는데, 재배 2년 차라 수확량이 적어서 아쉬웠죠(웃음). 맛은 ‘후지’와 비슷한데, 당도와 산도가 상당히 조화로워서 매력적이에요.”

 

 

 농진청은 수년 전부터 기후 적응형 품종을 육성하고 권역별로 보급하고 있다. ‘이지플’은 충주에서 자리를 잡아가는데, 충주시 역시 재배 면적 확대에 팔 걷고 나섰다. 시는 사과의 고장으로서 지역 대표 품종의 필요성을 느끼고, 2021년부터 농업 기술 센터 내 사과 시험장에서 지역 적응성 시험을 거쳐 ‘이지플’ 품종을 충주시 대표 품종으로 선정했다.

 

 올 초엔 국립 원예 특작 과학원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여 관내 묘목 생산업체의 통상 실시를 유도하여 ‘이지플’ 묘목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조성했다.

 

 9월 5일엔 농업 기술 센터 내 사과 시험장에서 관내 사과 재배 농업인 및 원협·농협·APC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지역 특화 품종으로 육성 중인 사과 ‘이지플’의 우수성 홍보 및 재배 면적 확대를 위한 현장 평가회도 개최했다.

 

 “충주시는 지역에 맞는 품종 전환을 통해 충주 사과의 명성을 되찾고, 농가 소득도 늘리겠다고 밝혔어요. 시와 농민이 함께 노력한다면 ‘이지플’이 앞으로 지역 대표 사과 품종으로 자리 잡겠죠. 저 역시 ‘이지플’ 재배 면적을 점차 확대하면서 고품질 사과 생산에 최선을 다해서 충주 사과 명성을 드높이고 싶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