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농업기술원(원장 김영)이 자체 개발한 초조생종 벼 ‘빠르미’를 이용해 국내 최초 한 번 모내기로 두 번 수확하는 ‘움벼(라툰) 재배 기술’ 대규모 현장 실증에 성공했다고 11월 3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이기작(‘빠르미’+‘빠르미’) ▲노지 이모작(옥수수·감자·강낭콩+‘빠르미’, ‘빠르미’+감자·배추 등) ▲시설하우스 삼모작(수박+‘빠르미’+오이 등) 기술 개발에 이은 성과로, ‘빠르미’ 재배 기술 4종 세트를 마침내 완성했다.

기술원이 개발한 ‘빠르미’는 2009년부터 국내외 조생종을 교배해 개발했다. 이앙부터 수확까지 기간이 80일 안팎으로, 국내 쌀 가운데 생육 기간이 가장 짧다. ▲농자재 및 인건비 절감 ▲물 사용량 30% 절감 ▲비료 사용량 10% 이상 절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시설하우스 휴경 기간을 활용해 재배하면 염류 집적 문제 해결과 벼 수확까지 동시에 가능하다.
움벼 재배는 한 번 수확한 벼의 그루터기에서 새순을 키워 쌀이 영글면 수확하는 방식이다. 첫 수확 후 논을 갈아엎지 않고 물과 소량의 비료만 공급해 벼를 다시 키울 수 있는 ‘저투입형 벼 재배 기술’이다. 동남아시아나 미국 남부 등 고온 지역에서만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기술원은 생육 기간이 짧고 재생력이 강한 ‘빠르미’를 활용하면 국내에서도 움벼 재배가 가능하다고 기대해 왔다. 대규모 움벼 재배 가능성 확인을 위해 실시한 이번 현장 실증은 홍성군 서부면 3만 ㎡, 당진군 송악면 4만 5,000㎡의 논에서 진행 중이다. 5월 상순 모내기 뒤, 80여 일 만인 8월 상순 1차 수확을 하고, 밑동을 그대로 두고 재생시켜 10월 하순 2차 수확에 나섰다.
실증 결과, 1차에서 10a당 450㎏을 수확한 뒤 실시한 움벼 재배 수확량(2차)은 1차 대비 20%(10a당 90㎏) 수준이다. 1·2차 수확량은 10a당 540㎏ 안팎으로 일반 벼 수확량(10a당 527㎏)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수확 ‘빠르미’는 8월 초 프리미엄 햅쌀로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결과적으로 1차 고가 판매에, 마치 정해진 월급 외에 ‘보너스’를 받는 것처럼 2차 추가 수익 발생으로 농가소득이 오르는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빠르미’를 개발한 윤여태 기술원 쌀연구팀장은 “움벼 재배는 1차 수확 후 경운·육묘·이앙 등 추가 농작업이 필요 없이 물을 채워 키우거나, 물을 채우고 약간의 비료를 살포하면 되기에 노동력이 거의 들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움벼 재배는 고온 피해 없이 등숙이 이뤄져 쌀 품질이 우수하며, 벼멸구나 도열병 등 병해충 피해도 적고, 태풍 등에도 쓰러지지 않아 기후위기에 대응한 미래 벼 재배 기술로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