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을 맞아 김장철이 시작되었다. 충북 괴산군 ‘괴산시골절임배추 영농조합법인’에선 지하 150m 암반수로 기른 속이 꽉 찬 배추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수확한 배추는 천일염으로 절인 뒤 청정 암반수로 3번 씻어내 소비자에게 향한다. 일교차가 큰 지역적 특성 덕분에 배추 자체의 맛과 품질이 뛰어나 브랜드를 ‘자연한포기’로 했다. 김갑수(75) 대표이사는 괴산의 맛과 건강을 더욱 많은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배추 직거래 시 갈아놓은 양념도 꾸러미로 판매
‘괴산시골절임배추 영농조합법인’(대표이사 김갑수, 이하 ‘괴산시골절임배추’)은 450여 명 회원으로 이뤄진 괴산군을 대표하는 절임 배추 생산 법인이다. 작목반 형성은 1996년에 이뤄졌고, 법인 등록은 10여 년 전에 이뤄졌다.
“괴산군 농민을 위하는 길은 조직화라고 생각해 법인 등록부터 일해왔어요. 2010년에 대표직을 그만두었다가 법인이 어려워지는 걸 목격하고 2018년 다시금 대표이사를 맡은 뒤 전문 경영인을 두어 법인 정상화를 이루고, 이젠 발전에 노력하고 있죠. 회원들과 한마음 한뜻으로 괴산 배추 ‘자연한포기’ 브랜드 가치 상승과 농가 소득 증대에 힘을 모으고 있어요.”

괴산에선 가을에 수확할 배추씨를 7월 말~8월 초에 뿌리고, 본 포장 이식은 8월 20일 이후에 진행하고, 결구가 되어 10월 말이면 수확할 수 있다. 수확하기까지 3달 정도가 걸려서 괴산에선 ‘90일 배추’라고 부른다.
김 대표가 강조하는 건 고객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직거래다. 중간 상인 없이 양측이 직접 농산물을 거래함으로써 서로에게 득이 되는 관계를 형성하자는 논리다. 믿음으로 맺어진 단골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어느덧 올해 법인 매출을 400억 원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김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양념 채소류도 재배하여 꾸러미로 판매하면서 조합원들 소득을 늘리고 있다. 절임 배추 인기 덕분에 10월 이후 농한기에도 이곳 농민들은 소득을 얻는다.
“배추는 대부분 김장하려고 사거든요. 그러면 무, 생강, 마늘 등 양념 채소류가 필요하죠. 저희는 고품질 배추 판매 시 얻은 신뢰를 통해 김장용 채소류를 갈아놓은 양념도 꾸러미로 판매하면서 농가 소득을 높여요. 고객은 절임 배추에 갈아놓은 양념만 무치면 되니까 편하죠.”
농사에서 어려운 점은 이곳 역시 인건비를 꼽았다. 지난해 연 매출 350억가량에서도 50억 이상이 외국인 노동자 인건비로 쓰였다. 김 대표는 최근엔 ‘코로나19’로 사람 구하기도 어렵고, 막상 구해도 비싼 인건비를 감당하기가 부담스럽다며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수품종 재배해 알맞게 절여 소비자 입맛 정조준
김갑수 대표는 개인적으로 배추를 비롯해 고추, 찰옥수수 농사를 짓는다. 배추 농사만 7,000평 정도다. 배추 품종과 영양제 등 선택은 아주 중요한데, 김 대표는 시험 재배를 거쳐 안정성과 품질을 확인한 후 ‘괴산시골절임배추’ 회원들에게 추천하고 있다. 10월 중순 밭에는 막바지 영양제 공급이 이뤄진 직후였다. 김 대표는 수확 직전까지 배추가 튼튼하게 커달라는 염원을 담았다.
“과거엔 크기는 작은데 맛 좋은 ‘불암3호’를 재배했고, 요즘엔 크기가 크면서 속이 꽉 차고 맛도 좋은 ‘불암플러스’로 변경한 지 20년 됐어요. 최근엔 괴산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육종한 ‘괴산1호’를 시험 재배하는 중인데, 잎과 통이 크면서 높은 단맛이 특징이죠. 다만 이형주가 10% 정도 나오는 단점이 있어서 좀 더 시험 재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배추는 충분한 소똥을 퇴비로 하여 지하 150m 청정 암반수로 길러 수확한 후 천일염으로 절인 뒤 다시 암반수로 3번 씻어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괴산은 일교차가 커 배추 자체의 맛과 품질이 뛰어나며, 브랜드는 ‘자연한포기’다. 씨앗을 심어 90일 후면 배추 수확이 가능하다. 절임 배추는 심어서 90~120일 정도 사이의 것이 가장 좋다. 이때가 지나면 추대가 너무 심해지고, 배추 안쪽의 노란 색상이 하얘져서 팔 수가 없다. 배추를 절일 땐 HACCP 인증 시설에서 1년 이상 간수를 뺀 국내산 천일염만을 사용하여 쓴맛을 없애고, 김치로 만들면 무르지 않으면서 아삭한 맛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다.
“배추는 저열량, 고칼슘, 고식이섬유 식품이에요. 천일염으로 절임 배추를 만들 땐 식감을 어떻게 만드는지가 중요해요. 아삭아삭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양념이 잘 배도록 절여야 김치가 맛있죠. 소비자 취향에 최대한 맞춰 고소하고 맛있는 절임 배추를 만들고 있어요.” ‘
괴산시골절임배추’는 언제나 고객을 우선으로 하며, 최고 품질의 배추를 생산하여 건강함을 밥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올해 역시 괴산 배추의 명성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전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