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은 가장 오래 재배해 온 식량 작물 중 하나로, 생산량에선 중국이, 수출량에선 러시아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엔 주로 서양권 주식으로, 밀이 완전히 익은 추수 직전의 밀밭은 서구 문화권에서 천국을 상징했고, 예수 그리스도가 말했던 밀알의 비유 때문에 밀 알갱이를 사람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최근엔 빵과 국수의 인기에 힘입어 전 세계를 아우르며 많이 소비되고 있다. 밀기울은 변비 예방, 귀리기울은 콜레스테롤 개선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변비 예방과 항산화 비타민 풍부
밀은 BC 1만~1만 5000년경에 재배되기 시작했다. 쌀과 함께 세계 2대 식량 작물로, 세계 곡물 생산량에선 옥수수에 이어 2위다. 밀가루로 만들어 빵, 케이크, 과자, 국수 등을 만들며, 낱알은 맥주의 원료가 된다. 밀은 전 세계에 약 22종이 있는데, 그중 보통계 밀은 세계 재배 면적의 90%를 차지하며 한국에서 재배하는 밀도 이것이다.
밀 생산량 1위는 소련이었으나, 소련 붕괴 이후 최근엔 중국과 인도가 생산량 1, 2위를 차지했다. 수출에선 러시아가 여전히 1위다.
「고려도경」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선 고려 때까지만 해도 잔치에서만 먹을 만큼 귀한 음식 재료였다. 조선에서도 양반가 손님상에만 수제비 등을 올렸다.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밀가루 무상 원조와 정부의 분식 장려 운동이 합쳐져 밀가루 음식이 보편적으로 퍼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2020년 기준 연간 밀 소비량은 인당 31.2kg으로, 쌀 57.7kg의 절반을 넘어섰다. 국내 생산량보다 소비량이 많아 엄청난 양의 밀을 수입하면서 자급률이 1%대에 머물고 있다.
밀은 쌀보다 단백질과 미네랄, 비타민 함량이 높다. 다만 단백질의 질이 떨어지므로 고기나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이나 콩을 통해 단백질을 더 보충해 섭취해야 한다. 최근엔 밀기울은 변비 예방, 귀리기울은 콜레스테롤 개선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밀의 씨눈인 배아엔 항산화 비타민으로 알려진 비타민 E가 풍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