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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23. 더부룩할 땐 천연 소화제 ‘무’!

  10~12월이 제철이면서 가을 수확 후 겨우내 땅속에 묻어두고 하나씩 꺼내먹던 시원하고 달콤한 뿌리채소는? 바로 ‘무’다. 활용도가 다양해 김치, 국, 조림 등에 사용하는데, 특히 가을 무는 인삼보다 낫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양학적으로 뛰어나며, 약재로까지 쓰인다.

  무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초본식물로, 고향은 지중해 연안으로 추정한다. 기원전 2,000년 전 이집트 피라미드 건설 기록에서 일꾼들의 식량으로 제공되었다는 내용이 발견될 정도로 재배 역사가 깊다. 아시아에는 실크로드를 통해 기원전 400년경 중국에 최초로 전해졌다고 추정한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또는 통일신라시대 무렵에 불교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고려시대에는 무가 민가에서 널리 재배되기 시작했고, 조선시대에는 ‘무청 시래기’가 겨울철 귀한 영양 공급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농가에서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무는 중국을 통해 들어온 재래종과 중국에서 일본을 거쳐 들어온 일본무 계통이 주종을 이룬다. 통계청에 따르면 무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전국적으로 약 5만 ha 내외에서 재배되며, 연간 생산량은 300만 톤 안팎이다.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지역이 주요 산지로 꼽힌다. 여름철 무는 주로 강원도 고랭지에서 5~7월에 재배된다. 가을무는 전국적으로 재배되며, 김장철과 맞물려 수요가 집중돼 11월 수확한다. 월동무는 제주 지역에서 온화한 겨울에 재배해 1~3월 사이 시장에 출하된다.

  무는 우리 식탁에서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잘게 채 썬 무에 고춧가루 등을 넣어 버무리면 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무생채가 완성된다. 겨울철 시원한 국물 맛이 매력적인 동치미는 소금에 절인 무를 배, 마늘, 파, 생강과 함께 물에 담가 발효시키면 된다. 소고기나 멸치, 다시마 육수에 큼직하게 썬 무를 넣고 끓이면 국물이 시원한 무국이 된다. 최근에는 무청을 말린 시래기가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쌈무, 치킨무, 무피클 등 새로운 가공 형태의 무 제품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무를 많이 먹으면 속병이 없다’라는 옛말처럼, 무는 우리의 건강에 다방면으로 긍정적이다. 우선 기름진 음식을 먹었거나 과식했을 때 무를 찾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디아스타아제, 아밀라아제 등 소화 효소가 풍부하여 장 기능을 원활하게 하기 때문이다. 소화를 목적으로 할 때는 익히지 않은 생무를 먹어야 좋다.

  무의 시니그린 성분은 기관지 점막을 보호하고 강화하는 작용을 한다. 기침 증상을 완화하는 데도 좋고, 가래를 묽게 해주며, 환절기 감기나 기관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는 비타민 C 함량이 높아 노화 방지와 피로 해소 및 면역력 강화에 탁월하다. 비타민 C는 특히 무의 껍질 부분에 많으므로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 섭취하면 좋다.

  무의 매운맛 성분 중 하나인 이소티오시아네이트와 글루코시놀레이트는 체내 독소를 해독하고,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베타인 성분도 풍부하여 간 건강에도 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