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농촌테마파크 내동마을에 자리한 ‘대아농원’(대표 김덕수, 60)은 다육식물을 주제로 한 융복합 사업장이다. 다육식물들을 재배, 전시, 판매, 체험까지 진행하는데, 판매장과 체험장, 주차장과 야외 쉼터 등 자연친화적으로 농장을 조성해 전국 각지에서 온 방문객으로 붐비는 지역 명소이다. 지역 특성화 사업 농촌 체험 농장답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및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반려식물이자 문화로서 다육식물이 자리 잡게끔 저변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반려식물이자 문화로서 자리 잡게끔 저변 확대에 노력
‘대아농원’ 김덕수 대표는 34년 경력의 농부다. 젊어서부터 서양란을 재배했지만, 2016년 ‘김영란법’ 제정 이후 판매 물량이 현저하게 줄면서 다육식물로 전환해 14년 차를 맞이했다. 농장에서는 도매상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체험 및 판매장에서는 직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되도록 다양한 종류를 싸게 판매하면서 누구든지 접하기 쉽게 노력하고 있다.

“대전, 사천, 군산 등 전국 각지에서 보러들 오세요. 다육식물은 천만 원 넘는 고가도 있는데, 저흰 1,000원부터 1만 원대 중저가를 취급해요. 가격대를 낮춰 문화로서, 반려식물로서 많은 분이 즐길 수 있기를 원하거든요. 최근엔 잎이 뾰족한 ‘창’ 종류가 인기가 많아요.”
1,900평 농원에는 다육식물 3,000여 종을 기른다. 다육식물 번식은 씨를 뿌리는 경우, 조직 배양, 잎을 잘라서 꽂는 경우 등으로 나뉘는데, 이곳에선 거의 잎을 잘라서 새로운 화분에 꽂아주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보통 육묘부터 1년 정도 지나면 판매할 수 있다.
품종별로 다르지만, 농원에서 가장 싼 것들을 보면 작은 화분 8개에 5,000원꼴이다. ‘코로나19’로 농업계에 타격이 컸지만, 다행히도 이곳은 매출에 큰 영향이 없었다. 집에서도 편히 키울 수 있고, 운 좋게는 재테크로도 쓰일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점점 다육식물이 대세로 떠올라 키우려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어서다.
“다육식물은 누구나 키우기 좋은 식물이에요. 환경적인 부분을 보면, 온도는 최저 5℃부터 최고 35℃까지도 견딜 수 있어요. 병해충에선 물을 적게 공급하면서 건조하다 보니까 깍지벌레 등이 생길 수 있는데, 약제로 방제하면 잡을 수 있죠.”
블로그 운영, 직거래 등으로 소통하는 농업인
김 대표는 용인시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견학을 다니면서 기존에 생각했던 농부의 개념을 바꾸게 됐다. 요즘 세상은 소비자와 소통하지 않으면 판매마저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이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소비자 직거래에 힘썼고, 농촌 융복합 산업 인증에도 성공해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다.
최근엔 유튜브를 통한 다육식물 판매가 늘면서 시장이 다시금 요동치고 있다.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이 ‘대아농원’ 같은 곳에서 구매해 소비자에 파는 방식이 많아지면서 기존 도매 기능이 좀 약해졌고, 가격도 장담하기 어렵게 되었다. 김 대표는 직거래와 도매 매상 판매 비율을 6:4 정도로 유지하면서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직거래 고객 유입은 단골들에게 소개받거나 블로그를 통한 홍보로 이뤄지고 있다.

“벌써 10년 넘게 블로그를 운영해요. 매일 예쁘거나 특이한 다육식물을 찍어 올려서 소비자와 소통하죠. 블로그를 보고 직접 보러 오는 분들이 꽤 많아요.”
‘대아농원’을 찾는 이들 중엔 이곳에 본인 다육식물을 맡겨 관리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른바 ‘키핑(keeping)’ 문화로, 일주일에 1번 정도 농장을 찾아서 본인 것을 만지고 관리하는 형태다. 이들은 서로가 농장에서 만나서 대화하며 소통하는 걸 즐긴다. 김 대표는 이런 문화가 퍼질수록 다육식물이 더더욱 대중화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김 대표는 다육식물을 키울 때 천천히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농장에서 몸집이 커지는 데만 집중하면 소비자가 사가서 키울 때 그만큼 빨리 죽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눈앞의 돈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육식물 시장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농원 이미지 자체도 좋아지게 되는 결과를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
“제 진심이 전해진 덕분인지 다행히 농원이 생각보다 많이 알려졌어요(웃음). 제주도에서도 일부러 사러 오시는 덕분에 체험 및 판매장은 아주 활성화되어 있죠. 이제는 도매상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농장 운영에도 신경을 좀 쓸 계획이에요. 유튜브 등 새로운 채널에서 판매가 늘면서 도매 물품 관리에 치중해야 할 시기라고 느꼈거든요. 다육식물이 더더욱 사랑받게끔 농업인들 스스로 노력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