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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에 영양액 뿌려 키우는 유럽종 상추!

충남 부여군 ‘부여뜰’

 

 충남 부여군 ‘부여뜰(대표 강도석)’은 유럽종 상추 등 채소류를 시설 하우스 1,000평에서 분무형 수경 재배로 키우고 있다. 뿌리에 물과 영양분을 안개처럼 뿌리면서 키워 노동력은 줄고, 재배 효율은 높아졌다. 특히 수열 히트 펌프를 사용해 근권 온도 제어에 집중하면서 품질을 잡고, 비용은 줄였다. 기능성 채소류는 건강 기능성과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인기를 얻고 있어 부여군에선 앞으로 재배 단지화 사업을 추진해 대량 납품 등 안정적인 농가 소득 창출을 계획하고 있다.

 

뿌리에 물과 영양분을 안개처럼 뿌리고, 근권온도 제어에 집중

 

 30년 이상 농사를 지어 온 ‘부여뜰’ 강도석 대표는 부모님 대엔 수박 농사를 하다 지금은 유럽종 상추 등 채소류를 시설 하우스 1,000평에서 키우고 있다. 방식은 분무형 수경 재배로, 도입을 고려할 때만 해도 실패 가능성이 커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다.

 

 “토경에서 수경 재배로 전환할 때 고민이 많았죠. 상토 등 고형 배지를 쓰자니 여름 시기에 추대 등의 문제가 발생해 상품성이 낮아지고, 식물을 물에 담가서 키우는 담액은 물을 데우는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가 많더라고요. 분무형 수경 재배는 4년 차를 맞이했어요.”

 

 

 분무형 수경 재배는 흙과 비료 없이 베드에 작물을 고정해 두고 뿌리에 물과 영양분을 안개처럼 뿌려서 키우는 방식이다. 작물을 물에 담가서 키우는 담액과 비교하면 뿌리는 물이 아닌 공기 중에 있다. 영양액은 미리 설정해 둔 대로 필요할 때만 작물에 자동 공급된다.

 

 “스프링클러처럼 물과 영양분을 분사해서 뿌리가 마르지 않게끔 해준다고 보시면 돼요. 뿌리에 산소 공급이 충분하니 성장 속도가 빠르죠. 일반 토경과 비교하면, 흙이나 비료가 없어서 제초나 경운 작업 등이 필요 없죠. 양분과 물도 적은 양만 필요하고요.”

 

 강 대표가 분무형 수경 재배 도입 시 중요시한 건 근권 온도다. 약간의 근권 온도 차이가 작물이 자라는 속도를 열흘 이상 빠르게 하는 등 생육에 큰 영향이 있다는 걸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뿌리 부분을 냉난방하는 방식이 중요해 수열 히트 펌프를 사용했다. 수열 히트 펌프는 지하수를 활용해 하우스 전체가 아닌 베드 내 근권부에 집중해 효율성은 높이고, 비용은 줄이고 있다. 근권 온도는 여름엔 14~17℃, 겨울엔 16~20℃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공기 순환 팬은 하우스 내부를 쾌적하게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있다. 농장엔 다른 곳과 비교하면 무수히 많다고 할 수 있는 100개의 팬이 돌아가고 있다. 내부 공기 순환 용도가 70개, 내부 공기를 외부로 빼는 용도가 30개 정도다. 이는 내부 온·습도를 조절하는 동시에 공기를 순환하게 하여 작물 병충해를 줄이는 효과도 얻고 있다.

 

기능성 채소류 인기 높아져 부여군 수경재배 단지화 조성 계획

 

 농장에선 유럽종 상추 등 채소류를 10여 가지 시험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이 중에서 재배하기 쉬우면서 소비자 취향에 어울리는 4~5종을 연중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을 쓴다. 최근엔 ▲상추 계열의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인 ‘바타비아’ ▲버터 맛이 나는 가공용에 적합한 ‘프릴라이즈’ ▲부드러운 식감에 단맛이 나는 ‘이자벨’ 등이 주된 품목이다. 유럽종 상추 등 채소류는 95%를 개인과 직거래하고, 5%는 샌드위치 등을 만드는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하루 평균 수확량 1톤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거래하며, 하루 내보내는 택배 물량은 수백 상자다.

 

 

 “최근 소비 경향을 보면 젊은 층에서 기능성과 부드러운 식감, 쓰지 않은 맛을 선호하고 있어요. 저희 역시 여기에 주목해서 체중 조절에 좋다는 등의 기능성, 뻣뻣하지 않으면서 씹기 좋은 식감, 쓴맛은 줄고 단맛이 좀 나는 상품을 생산하는 데 힘쓰죠.”

 

 농장엔 청년 창업농 준비자들도 생산 전반에 참여한다. 강 대표는 이들을 비롯해 주변 농가에도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귀농인 및 청년 농업인들을 위해 분무형 수경 재배 최적의 데이터도 축적하면서 연구 중이다. 이와 같은 활동은 부여군 기능성 채소류 수경 재배 단지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완성할 단지 총 재배 면적은 약 1만 평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부여뜰’ 인근에 자리한 충남도 청년 스마트팜 1호 농장인 ‘온 프레시 팜(대표 윤민석)’은 그 첫걸음이다. 이곳은 강 대표에게 농사를 배워 연동형 비닐 온실에서 유럽형 샐러드 상추를 재배하고 있다.

 

 조인준 부여군 농업 기술 센터 스마트 채소 팀장은 “전체 연령층에서 건강 기능성 품목에 수요가 늘고 있고, 수경 재배 도입에 농업인들의 관심이 커 부여군에서도 주시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귀농인과 청년 농업인이 창업해 더더욱 규모화를 이루어 대량 납품 등 안정적인 농가 소득을 창출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