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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오이’ 명성 드높이려 노력하다!

안성시 ‘안성오이시설연구회’

  고향인 안성으로 귀농해 시설오이 농사를 짓는 ‘바른농원’ 김구환(45) 대표는 안성오이시설연구회장이기도 하다. 농장엔 1세대 스마트팜 시설을 적용해 백다가기 오이를 연간 2번의 작기로 수확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 연구회원들과 함께 시설하우스 수경재배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엔 안성시농업기술센터 역시 이런 요구에 발맞춰 자체 포장에서 오이 수경재배를 시험하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기후변화에 맞서 ‘안성오이’ 안정 생산과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안성오이시설연구회장 맡아 고품질 ‘안성오이’ 안정생산에 박차

  경기 안성시 ‘바른농원’ 김구환 대표는 고향인 안성으로 귀농해 11년째 오이를 농사짓고 있다. 원래 정보통신 계열에서 일하다 직업 특성상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안면 마비까지 오면서 일을 접었다. 부모님께선 안성에서 쌀농사를 지었는데, 당시에도 쌀농사는 경쟁력이 없어 보여 주변 농가에서 많이 하는 오이에 도전하게 됐다.

  “오이 농사를 아예 몰라서 주변에 물어보면서 농사지었는데 물하고 비료만 잘 주면 된다는 식으로 조언해주셔서 한계가 있더라고요. 직접 도감을 찾아보고,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 관련 교육도 들으면서 발전했죠. 물론 초창기 4년 동안엔 실패도 많이 경험하면서 몸으로 농사를 터득했다고 봐야죠(웃음).”

  ‘안성오이’는 수분과 칼륨이 풍부하고, 비타민도 풍부해 맛과 향이 뛰어나 과거부터 현재까지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시설오이 재배면적은 약 170ha로 오이 주산단지이다.

  김 대표는 안성오이시설연구회장도 맡고 있다. 관내에서 오이를 시설 재배하는 사람들이 만든 모임으로, 총 22명이 소속되어 있다. 주 활동층은 30~40대 젊은 층인데, 김 대표처럼 귀농했거나 후계농업인이 많다. 서로 농사 비법을 공유하며, 특히 최근엔 농업기술센터와 오이 시설하우스 수경재배에 관해 소통도 활발한 편이다.

  “안성시는 오이 주산단지인데, 최근엔 시설 재배로 전환하면서 일 년 내내 생산하는 곳이 많아요. 다만 거의 토양재배라서 연작 문제가 있죠. 연구회와 센터는 오이의 안정적인 생산성과 품질 유지를 위해 수경재배를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센터에서 먼저 자체 포장에서 오이 수경재배를 시험하는 중이죠. 저 역시 토경에 스마트팜을 적용했는데, 양액기나 관비 시스템 활용률이 수경재배와 비교해 1/4 정도로 낮아요. 앞으로는 스마트팜과 자동화 등에 대비해 수경재배가 필수라고 생각하죠. 생산량과 품질을 높이는 데도 좋고요.”

 

  볏짚으로 다량의 유기물 형성… 수경재배 도입에 관심

  농장은 시설하우스 두 곳으로 총 2,500평 면적이다. 스마트팜은 거의 1세대 시설이 들어가 있는데, 온·습도 센서와 토양 센서 등을 측정할 수 있고, 측창 등을 자동 제어할 수 있다. 다만 비닐하우스다 보니 겨울에는 변수가 많아 자동 제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겨울엔 거의 수동방식을 유지하는데, 추위로 개폐기가 얼거나 눈이 쌓여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비닐이 찢기는 등 손상될 수 있어서죠.”

  김 대표는 무엇보다 토양관리에 힘쓴다. 해마다 센터에서 토양검정을 받고 있으며, 작기가 끝난 뒤엔 수단그라스를 심는다. 퇴비를 쓰지 않는 대신 볏짚을 다른 농장보다 많이 사용해 배수를 좋게 하면서 유기물도 많이 형성하고 있다. 농장 1,300평 기준으로 노지 5,000평 볏짚을 넣는데, 다른 농장보다 거의 두 배가량 많은 양이다.

  “초반에 퇴비를 넣었더니 EC(전기전도도)만 오르더라고요. 원래도 EC가 높아서 15 정도 나왔거든요. 퇴비 대신에 볏짚을 많이 넣으니까 EC가 높아도 오이가 견디는 힘이 강해지죠.”

  이번 작기엔 응애, 총채벌레, 진딧물, 가루이 등 해충이 말썽이었다. 겨울이 별로 춥지 않아 월동하던 해충이 원래보다 일찍 깨어났고, 개체도 많아진 것이다. 다행히 농장에선 레일 자동 방제기를 이용해 방제 효율을 높이고, 노동력 절감에도 성공했다.

  이곳은 토양재배로 백다다기 오이를 생산하는데, 10월~6월과 7월~9월에 수확하는 두 번의 작기를 지녔다. 이번 겨울엔 농장 1곳만을 운영해 1,300평에서 50개들이 7,500상자 정도를 수확했다.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으로 전량 출하하는데, 겨울 작기는 일조량이 부족해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갈수록 환경이 나빠지는 탓에 시설하우스 신축과 수경재배 시스템 도입에 관심은 더더욱 커지고 있다.

  “측고가 낮고, 오래된 비닐하우스에는 수경재배를 도입해도 큰 효과를 보기 어려워요. 당연히 시설하우스 신축이 필요한데, 이땐 안성시에서 오이재배 농가에 지원사업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안성오이’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농가 자체 노력은 물론이고 정부 차원에서도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졌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