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매운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매운맛을 유독 좋아해 국민 1인당 한 해에 약 4kg을 먹는 국민 식재료다. 풋고추, 꽈리고추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고추는 가짓과에 속하는 식물로, 고향은 중남미(볼리비아 등)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엔 임진왜란(1592년) 전후 일본을 통해 들여왔다고 추정한다. 고추를 이용한 음식도 자연스레 발달했는데, 그중에서도 김치와 고추장은 한국 대표 상품이 되었다. 1715년경 실학자 홍만선이 농업과 의약 및 농촌의 일상생활에 관하여 기술한 「산림경제」에 고추에 버무린 현재의 김치 모습이 처음 기록되었다.
전 세계 60개국에서 1,600여 종의 고추가 재배되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고추 소비량이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며, 특히 김치, 고추장 등 다양한 음식에서 고추를 활용한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고추 생산량은 약 8만 톤으로 추정하며, 주요 생산지는 경북(청송, 영양), 전북(고창), 충북(제천) 등이다. 김치에 주로 활용되는 건고추(마른 고추)는 우리나라 채소 생산액의 약 7%를 차지할 만큼 산업적 규모와 중요도가 큰 품목이다.
우리나라에선 ‘청양고추’를 맵다고 여기지만, 외국엔 더 매운 고추도 많다. ‘청양고추’는 맵기 4,000~1만 스코빌인데,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인 인도의 ‘부트 졸로키아’는 청양고추보다 100배, 방글라데시의 ‘도셋 나가’는 80배나 맵다.
고추에는 캡사이신(Capsaicin)과 캡시에이트, 카로티노이드, 비타민 C 등이 풍부하여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노화 예방에 도움을 주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체온을 상승시키는데, ▲통증 완화 ▲스트레스 해소 ▲신진대사 원활로 체내 지방 연소를 촉진 ▲혈류 개선 ▲고혈압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 캡시에이트은 매운맛은 없지만, 캡사이신과 약리적 효과가 같다.
고추는 비타민 A, C, E, K 등이 풍부하다. 특히 비타민 C는 감귤의 2배, 사과의 30배나 많다. 비타민 C는 풋고추 기준 100g당 품종별로 43.95~78.01mg으로, 오렌지(43mg), 레몬(52.07mg)과 비슷한 양이 들어있다. 고추 속 비타민 C는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감기 예방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
고추는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다. 연한 고추를 밀가루나 찹쌀가루를 묻혀서 찐 후 양념장을 곁들인 풋고추찜은 환절기 입맛을 살려준다. 돼지고기와 고추장을 넣어 얼큰한 고추장찌개를 끓이거나 고추장에 채소를 섞어 장떡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적당량의 고추 섭취는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력을 높이고 식욕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캡사이신은 위벽을 자극하므로 위염이나 속 쓰림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