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으로 느지막하게 농부가 된 이영석(66) 대표는 최근 음성군에서 수박재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작기가 끝난 후 가을에 밑거름을 주고, 콜라겐과 크릴을 이용해 물과 함께 점적관수로 공급하는 등 관행 농법과 차별화를 두면서 품질향상과 수확량 증대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빛깔 좋고 맛도 좋은 수박은 서울 가락동으로 나가는데, 고품질 덕분에 해마다 순위권을 다투면서 음성 수박의 명성을 날리고 있다.
고품질 수박 생산해 가락동 출하 시 자자한 명성
이영석 대표는 귀농 4년 차이다. 젊어서는 건축설비 분야에 종사하다 느지막하게 농부가 됐다. 인생 2막을 연 수박 농사는 짧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음성군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2번의 작기를 통해 200평 시설하우스에서 25개 동, 20개 동씩 수박을 재배했는데, 매출이 3억5,000만 원이 나왔다. 올해는 첫 작기가 진행 중인데, 지난해보다 규모를 넓혀 40개 동, 총 8,000평에서 수박을 재배하고 있다.
하우스로 들어가자 굵은 줄기와 뻣뻣한 이파리가 가장 눈에 띈다. 과 크기 역시 상당해서 한눈에 봐도 고품질임을 알아볼 수 있다. 취재가 이뤄진 5월 중순의 오후엔 하우스 내부가 30℃ 가까이 되는데도 잎이 쳐지질 않고 생기가 넘치는 모습이다.
올해 수박은 2월 11일부터 시설하우스 5개 동씩 8차에 걸쳐 일주일 간격으로 아주심기했다. 품종은 ‘산타꿀’, ‘백마강’, ‘당당한’이다. 추위에 강한 것, 더위에 강한 것 등 품종별 특성을 고려해 수확 시기를 달리했다. 아주심기 후 100일 정도면 수박을 수확할 수 있다. 포기당 3줄로 키우는데, 1개의 수박만 달리게 하여 상품성을 높이고 있다.
출하는 5월 20일부터 시작해 8월 초까지 이뤄진다. ‘금왕소문난꿀수박작목반’ 소속으로 서울 가락동농수산물 도매시장으로 나가는데, 수박이 8~9kg 정도 커지면 출하 시기가 되었다는 의미다. 고품질 덕분에 해마다 순위권을 다투면서 음성 수박의 명성을 날리고 있다.
“소매로 사드신 분들이 정말 맛있다면서 도매시장으로 찾아와서 살 수 있냐고들 물어보세요. 그럴 때마다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죠(웃음).”
가을에 밑거름 주고, 콜라겐 등 사용해 품질향상 및 수확량 증대 효과
모든 농사의 기본은 토양 관리부터 시작한다. 이 대표는 우선 땅에 관한 정보를 알기 위해 음성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토양검정을 실행하고, 여기에 맞춰서 영양분을 공급한다.
특이사항으로는 작기가 끝난 후 가을에 밑거름을 준다는 점이다. 대개 수박재배는 봄에 비료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이 대표는 이와 달리 가을에 공급해 겨우내 원활한 미생물 활동을 통해 농사가 시작되는 봄 작기에 식물이 영양분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봄에 비료를 주면 생길 수 있는 가스 피해도 막을 수 있다.
“가을에 수박을 모두 수확한 뒤에 재배지에 콩을 심고, 볏짚과 소량의 밑거름을 써서 미생물을 활성화하죠. 특히 봄에 비료를 줄 때와 달리 노동력과 비용은 절감하면서 수박 품질을 높이고, 수확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요.”
콜라겐과 크릴을 이용해 물과 함께 점적관수로 공급하는 점도 차이점 중 하나다. 콜라겐은 단백질의 일종으로, 인체의 뼈나 피부, 동물의 가죽이나 생선 비늘을 이루는 성분이다. 콜라겐은 식물에 흡수되어 줄기를 굵게 해주고 광합성량을 증대시켜 식물이 튼튼해지고, 토양 내 미생물 활동에도 이용되어 토양도 건강해지는 효과를 보인다. 크릴은 잎이 두꺼워지며, 당도와 경도 향상, 과일의 진한 착색 및 개화 촉진을 기대할 수 있다.
“콜라겐은 테크피아의 ‘퍼펙트 테-콜’ 제품을 이용해요. 특히 착과 후엔 비료 등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콜라겐만 점적관수로 공급하고 있죠. 토양이 건강해지고, 한여름에도 잎에 생기가 넘쳐서 광합성이 활발해지면서 품질향상 및 수확량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보았죠.”
재배 시 수박의 끝순을 제거하지 않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일반적으로 시설하우스에서 수박을 재배할 땐 끝순이 측창 쪽으로 길게 자라서 어쩔 수 없이 자른다. 끝순을 쳐내면 열과가 생길 수 있고, 병에 약해지며, 당도가 낮아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곳은 나름의 비법으로 끝순 제거 없이 재배하면서 노동력을 줄이고, 고품질 수박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 대표는 시설하우스 동당 천만 원에 육박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토양을 잘 만들고 콜라겐과 크릴 등 나름의 비법을 더하면서 고품질에 다수확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금왕 꿀수박’은 올해도 풍부한 과즙과 높은 당도로 전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