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는 결국 환경과 땅이 말하는 걸 알아듣는 일이죠.” 충북 음성군의 시설 수박 농가 이길호(67) 대표는 30년 차 재배 경력의 베테랑 농업인이다. 아내인 박희자(67) 씨와 함께 24동의 하우스에서 수박을 정밀하게 재배·관리하면서 고품질 수박을 수확 및 출하하고 있다. 이 대표는 농사를 경험과 토양 관리로 정의한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맞춤형 영양 처방으로, 본인의 재배 방식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
가을에 비료 주고, 토양 염류 줄이면서 고품질 수박 수확
충북 음성의 관록 있는 농부인 이길호 대표는 원래 정미소를 운영하다가 미곡종합처리장이 생길 즈음 수박 농부로 변신했다. 어느새 30여 년을 수박과 함께한 그는 베테랑이 다 됐다. 아내인 박희자 씨와 함께 하우스에서 수박을 정밀하게 재배·관리하면서 고품질 수박을 수확 및 출하하고 있다.
“초반엔 노지에서 수박을 농사짓다가 시설에서 짓기 시작한 지 20여 년이 됐어요. 하우스는 약 200평씩인데, 처음엔 3동으로 시작해 어느덧 24동까지 넓혔죠.”
농사는 토양 관리에서 시작된다. 우선 음성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토양검정을 실행하고, 여기에 맞춰서 영양분을 공급한다. 대개 수박 재배는 봄에 비료를 주지만, 이곳은 가을에 공급해 겨우내 원활한 미생물 활동을 통해 농사가 시작될 즈음 식물이 영양분을 충분히 이용하도록 한다. 재배가 끝난 후 그는 콩을 심어 갈아엎어 유기물과 질소를 보충한다.
“수박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면 환경과 땅을 알아야 해요.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모르고 매번 똑같이 재배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거든요.”
염류 제거 역시 중요한데, 토양 염류가 높으면 마치 당뇨 걸린 사람처럼 어떠한 영양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약알칼리성 염류 분해제를 이용해 토양 내 고농도 염류를 분해하고, 작물의 양분 흡수를 촉진하고 있다.
덕분에 하우스 전체 구역의 수박 크기와 생육 상태가 매우 균일하면서 크기가 상당하다. 정밀한 토양관리와 함께 생육 단계별로 엽수와 과일 착과를 면밀히 조절한 덕분이다. 이곳은 포기당 3줄로 총 60개 정도의 잎을 키우는데, 1개의 수박만 달리게 하여 상품성을 높이고 있다. 굵은 줄기와 뻣뻣한 이파리도 인상적이다. 취재가 이뤄진 5월 중순엔 하우스 내부가 30℃ 가까이 되는데도 잎이 우뚝 선 채 생기가 넘쳤다.
“수박 재배는 환경과 땅이 변하니까 해마다 신경 써야 해요. 올해도 재배 중간에 과실 배꼽 부위가 썩는 균핵병이 생기면서 다급하게 비료와 탈지분유 혼합액을 엽면시비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