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디디팜’은 이영석(49) 대표가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곳이다. 측고가 7m인 벤로형 온실에선 미리 설정해 둔 값에 맞춰 물을 주고, 차광하는 등 시스템이 반자동으로 운영된다. 행잉 거터 방식의 배드에선 겨울 작기엔 ‘베타틴’ 품종을, 봄엔 ‘노나리’ 품종을 심어 거의 전량이 가공용으로 출하된다. 약제는 연간 5회 미만으로 주고, 우수 농산물 인증(GAP)도 받아 안전한 방울토마토 생산에 노력하고 있다.
벤로형 온실에서 스마트팜 통해 미래농업 준비
이영석 대표가 고향인 평택에서 ‘디디팜’을 시작한 건 4년이 지났다. 은퇴한 직장 상사가 토마토를 재배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여서 농업인의 꿈을 꾸었다. 이윽고 여러 정보를 알아보곤 스마트팜이 곧 미래 농업이라고 생각해 스마트팜 관련 교육 등을 수료하고 대출을 받아 농장을 꾸렸다. 초기엔 2년간 재배 컨설팅을 받았다.
“토경 방식은 흙 관리가 정말 어려운 데다 노동력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더라고요. 초기에 큰돈이 들더라도 미래 농업을 준비하려면 스마트팜이라고 생각했죠.”

농장은 면적 2,700평에 측고(처마 높이)는 7m인 벤로형이다. 네덜란드 벤로(Venlo) 지역의 명칭을 따서 명명된 온실로, 199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에 많이 보급되고 있다. 온실 1동에 높고 너비가 좁은 지붕이 2개 이상이라 환기할 수 있는 창이 많다.
“벤로형은 자재로 보통 유리를 많이 쓰는데, 우리는 불소 필름을 사용했어요. 유리는 시간이 지나면 이음새가 부식되어 밑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고, 교체 비용도 들어가죠. 불소 필름은 20년 정도 사용할 수 있고, 산광(散光) 방식이라 최적의 광 조건을 유지하죠.”
온실에는 ▲풍향계 ▲일출과 일몰 시간을 알 수 있는 GPS(Global Position System) ▲온·습도계 ▲빛과 광 센서 ▲배지 센서 ▲CO₂ 센서 ▲온·습도 관리용 포그(안개 분무) 시스템 등을 설치했다. 현재 배기 팬이 없는데, 갈수록 더워지는 여름 날씨에 대비해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스마트팜에선 미리 설정해 둔 값에 맞춰 시스템이 반자동으로 운영돼요. 누적 광량이 어느 정도일 때 몇 ㏄로 물을 준다든가 순간 광량이 500와트 이상이면 차광을 30% 한다는 식으로 움직이죠.”
방제약 적게 주고 GAP 인증도 받아 안전한 농산물 생산에 주력
이 대표는 방울토마토를 코코피트 배지에 심어 영양액을 공급하는 양액 재배로 연간 2번의 작기를 거친다. 배드는 천장에 걸어 바닥과 띄워놓은 행잉 거터(hanging gutter) 방식이다. 겨울 작기엔 ‘베타틴’ 품종을, 봄엔 ‘노나리’ 품종을 심고 있다. ‘베타틴’은 당도가 높고 맛이 좋으면서 열매도 커 이 대표가 선호하는 품종인데, 더위에 약해 여름 재배 시엔 꼭지가 자주 떨어지고, 내병성이 약하다는 등 단점이 있다. ‘노나리’ 품종은 껍질이 두꺼우면서 단단하여 식감이 좋고, 색깔이 좋으며, 저장성도 좋은 대중적인 품종이다.

“‘베타틴’ 품종이 꼭지가 자주 떨어지다 보니 좀 아쉬워요. 여전히 시장에선 방울토마토 꼭지를 중시하거든요. 꼭지가 없어서 신선하지 않다는 인식이 바뀌었으면 하죠.”
토마토는 병충해 방제도 중요하다. 이 대표는 온실 바닥에 레일을 깔아 그 위를 움직이는 방제기를 사용하는데, 약제는 연간 5회 미만으로 적게 주고 있다. 다행히 농장 인근에 다른 농가가 없어 병충해 발생이 거의 없는 편이고, 우수 농산물 인증(GAP)을 받았기에 잔류 농약 불검출 등 안전성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
고품질로 수확한 방울토마토는 현재 거의 전량이 가공용으로 출하된다. 스테비아나 자일리톨 처리를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데, 이 대표의 방울토마토는 안전함과 품질을 모두 잡아 상당히 인기가 많다. 농장엔 2만 주가 심겼고, 연간 생산량은 100톤가량이다.
“해마다 인건비며 전기세 등이 오르는데, 방울토마토 가격은 거의 그대로라서 아쉽죠. 특히 여름 더위에 대항해서 배기 팬이나 냉방을 하면 비용이 더 들어가서 고민하고 있어요.”
이 대표는 스마트팜을 준비하는 청년 농업인과 귀농인을 위한 조언으로 차근차근 하나씩 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초기에 비닐 온실을 측고를 높여 짓고, 스크린 시설만 잘해두면 시간이 흘러 지원 사업 등을 받아 설비를 하나씩 추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본인이 직접 해보니 한꺼번에 전부 투자하는 방식이 상당히 위험하고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 비용 등 초기 진입 장벽이 너무 높으므로 정부 차원에서 더더욱 활발한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