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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가 있는 과학 영농으로 키우는 오이!

충남 천안시 ‘강기형 농가’

 

 충남 천안시에서 오이를 수경 재배하는 강기형(38) 씨는 지난해 천안시 시범 사업을 통해 스마트팜 온실을 지었다. 지붕에 환기 가능한 창이 많은 벤로형 온실에선 ‘취청’ 오이, ‘새로미’ 오이를 키우고 있다. 그는 검증된 표준적인 방식을 따르면서 과학적 근거가 있는 올바른 농사를 지향하고 있다. 신중함을 강조하는 이유는 위험성은 줄이면서 충분한 경험을 쌓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팜 도입에서도 충분한 정보 획득과 경험 축적을 강조했다.

 

벤로형 온실에서 검증된 매뉴얼대로 수경재배 하는 오이

 

 충남 천안시 동남구에서 오이를 재배하는 강기형 씨는 귀농한 지 10년 된 농부다. 지난해엔 천안시 농업 기술 센터 스마트팜 온실 확대 보급 시범 사업을 통해 스마트팜 온실을 준공했다. 현재는 기존의 단동 하우스 토경 재배와 스마트팜 온실에서 수경 재배하는 두 방식을 병행하여 오이를 생산하고 있다.

 

 “단동 하우스 토경 재배는 여러 아쉬움이 있었어요. 기후 변화에 따른 재배상의 어려움, 노동력 집적, 연작 장해 등이 문제였죠. 자연스레 스마트팜 온실에 관심이 커졌는데, 마침 센터에서 시범 사업이 있어서 스마트팜 온실 수경 재배를 시작했어요.”

 

 

 수경 재배하는 오이는 약 800평의 3연동 벤로형 온실에서 자라고 있다. 벤로형 온실은 네덜란드 등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한 연동형 온실의 하나로, 온실 1동에 지붕이 2개 이상이다. 처마 높이(측고)가 높고, 지붕에 환기할 수 있는 창이 많아 열 완충 능력이 뛰어나며, 파프리카나 토마토 등을 사계절 재배하는 데 알맞다. 설치 비용은 비싼 편이다. 이곳 역시 측고 6m 정도 벤로형 온실에 양액기, 환경 제어 프로그램, 스크린 개폐 시스템, 탄소관 난방 시스템, 에어포그 등을 갖췄다.

 

 “설비 중에 에어포그는 특히 만족스러운 부분이에요. 입자가 작은 소량의 물을 공기로 불어서 쏘는데, 온실 내부 온·습도를 조절할 수 있죠. 특히 습도가 70% 이하로 내려가는 문제가 있거나 응애 등 병해충 밀도가 높을 때 무인 방제하는 등 유용하게 사용하죠.”

 

 강 대표는 스마트팜에서 과학적 근거가 있는 올바른 농사를 지향하고 있다. 주변에서 이런 농법, 저런 농법 등 유혹이 많은데 일체 거절하고, 확실히 정립된 표준적인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검증된 매뉴얼만큼 믿을 수 있는 조언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은 과학적 농사의 집약체인데, 근거가 없는 농법을 무턱대고 도입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 책임은 전적으로 농민에게 있죠. 저 역시 이런저런 유혹이 있었지만, 표준적인 방식의 농법을 고수하면서 느리더라도 확실한 길을 가고 있어요.”

 

세 번째 작기 맞으며 경험 축적… 신중하게 증축 계획 구상 중

 

 오이 품종은 ‘취청’ 오이, ‘새로미’ 오이를 선택했다. ‘취청’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재배하는 품종이며, ‘새로미’는 청오이로 과색이 진하고, 윤기가 나며, 병충해에 강한 특징이 있다. 수경 재배하는 오이는 지난해 스마트팜 온실 준공 후 11월 중순에 심은 뒤 세 번째 작기를 맞이했다. 4월 20일에 첫 작기 수확, 6월부터 7월 말까지 두 번째 작기 수확을 마친 후 8월 초에 세 번째 작기 정식을 마쳤다. 세 번째 작기 수확은 9월 초부터 시작했다.

 

 

 “오이 수경 재배가 채 1년이 안 되니까 여전히 부족함이 많아요. 작업 능률이나 편의성은 확실히 좋아졌지만, 수경 재배나 양액 조성 등에선 배워야 할 게 산더미죠. 올여름은 너무 덥다 보니까 예상보다 착과율이 좀 낮은 편인데, 지식과 경험이 많았다면 극복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좀 아쉽더라고요.”

 

 강기형 대표는 스마트팜 온실 도입 시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배워야 할 게 많아 위험성이 상당함에도, 스마트팜의 장점만 보고 무턱대고 투자하면 위험성이 크다고 밝혔다. 특히 농민 스스로 적합한 정보를 찾아보고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스마트팜을 도입한다면 처음부터 모든 환경과 설비를 갖추지 말고, 꼭 필요한 부분만 도입한 뒤에 해마다 차근차근 투자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위험성이 줄고, 내 농장에 뭐가 꼭 필요한지도 알 수 있거든요. 영농 경험이 없거나 적으면 생각에 한계가 있거든요. 그런 면에선 기존에 오이 농사를 지었던 관행 농가에서 스마트팜을 도입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더더욱 크다고 봐요. 경험은 중요한 자산이죠.”

 

 강 대표는 2년 뒤엔 2동 정도의 공간을 늘려 스마트팜 온실을 증축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경험을 살려 온실 내부를 개선하고, 환경을 보다 편하고 정밀하게 제어할 방침이다. 품질과 생산량 모두를 잡겠다는 꿈은 잘 익은 오이처럼 초록빛으로 물들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