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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량 녹말로 가공에 최적인 재배종 칡!

충북 음성군 ‘천일인삼’

 

 충북 음성군 ‘천일 인삼 영농조합법인’은 4대째 이어온 인삼 재배 명가로 정용운(69), 황진숙(64)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최근 부부는 다양한 약용 작물로도 영역을 넓혀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강인한 생명력의 칡은 최근 들어 가장 기대하는 작물이다. 생식뿐만 아니라 가공으로도 활용도가 높다. 앞으로는 칡 국수, 칡 막걸리, 칡 냉면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해 칡의 대중화에 노력할 계획이다.

 

인삼재배 줄이고 재배종 칡 등 키워 직거래로 경쟁력 높여

 

 음성군 ‘천일 인삼’은 4대째 이어온 인삼 재배 40년의 명가다. 특히 유기농 인삼만을 고집하는데, 6년근 홍삼 추출액, 6년근 홍삼 농축액, 6년근 홍삼액 골드 등으로 사랑받고 있다. 현재는 3대 인삼 지기(정용운, 황진숙) 내외가 주로 농사를 짓고, 4대째인 큰아들 내외는 인삼을 주제로 체험 농장과 카페를 운영하면서 농사일을 배우고 있다.

 

 인삼은 기력 회복과 면역력 증진에 좋아 예로부터 보양용으로 널리 쓰여 왔다. 다만 최근엔 기후 변화에 따른 고온으로 작황도 부진하고, 건강 기능 식품이 다양해져 수요도 줄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가격 폭락까지 겹쳐 부부는 인삼 재배를 몇만 평에서 6,000평 정도로 줄이고, 대신 다양한 약용 작물을 소량씩 재배하는 복합 영농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칡, 황기, 생강, 감초 등을 조금씩 생산해 소비자와 직거래하면서 경쟁력을 키우는 셈이다.

 

 “기존에 인삼을 직거래하던 고객과 거래처에 다양한 약용 작물도 판매하면서 활로를 찾았죠. 인삼과 다른 건강 기능성을 기대할 수 있으니까 소비자들도 긍정적이에요.”

 

 

 특히 500평 면적에 심긴 칡은 최근 들어 부부가 기대하는 작물이다. 칡은 오래전부터 구황 작물로 먹어온 다년생 식물이다. 겨울에도 얼지 않고 대부분 줄기가 살아남는데, 줄기는 해마다 굵어져 강인한 생명력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어느 곳이든 한번 뿌리를 내리면 끝까지 살아남을 만큼 강인해서 자양 강장제 등 건강식품으로 이용되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잘 말려 갈근(葛根)이라는 약재로 쓰고 있다.

 

 “몇 해 전에 중국에 갔다가 재배종 칡을 보게 됐어요. 야생 칡은 본래 다년생이지만, 재배종 칡은 해마다 수확하더라고요. 큰 것들은 성인 허벅지만큼 자라서 굉장히 실하다는 느낌을 받았죠.”

 

수차례 순지르기 필요… 녹말 함량 높아 다양한 상품화 가능

 

 칡 재배는 삽목(꺾꽂이)으로 시작한다. 농장에선 올해 5월 초에 재배종을 심었다. 칡 줄기를 잘라 심으면 뿌리가 완전히 내리는 데 2달 정도 걸린다. 뿌리가 완전히 내리면 1가닥 또는 2가닥 정도만 남기고 잔뿌리를 제거한다. 영양분을 집중시키려는 목적이다. 이후 칡이 자라면 지지대를 세우고 유인줄을 묶어 식물체 덩굴이 원활하게 성장하게끔 돕는다. 식물체가 성장하면서 가장 중요한 작업은 순지르기다. 이 역시 영양분을 칡에 집중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마디마다 순을 제거해야 해 노동력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

 

 “칡은 병충해엔 강한 대신에 세력이 너무 좋아서 노동력이 많이 들더라고요. 식물체 성장이 빨라 8월 중순까지 5차례나 순지르기를 했죠. 칡은 대략 10월 말쯤에 캐낼 계획이에요.”

 

 밭은 고랑 너비 60㎝, 두둑 너비 60㎝ 정도로 한 이랑이 1.2m 정도 되어 보였다. 두둑 높이는 30㎝가 채 안 되어 보였는데, 다음 작기엔 두둑 높이를 더 올릴 계획이다. 다 자란 칡이 성인 종아리 정도 크기라서 수확 시 캐내는 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다.

 

 

 농장에서 키운 재배종 칡은 약간 쌉쌀하고 달짝지근해서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가공하는 데 적합하다. 야생종 칡을 녹말로 만들면 함량이 7~8%에 불과한데, 재배종은 25%나 나오기 때문이다. 부부는 이에 따라 최근 칡 국수, 칡 막걸리, 칡 냉면 등 다양한 형태로 칡의 변신을 계획하고 있다. 기존에 인삼을 납품하던 청주시 로컬푸드 판매장 등과 협의해 앞으로 칡 국수 등 가공식품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청주 로컬푸드 매장에 가보니 국수 종류가 많은데, 칡 국수는 없더라고요. 저희가 칡을 가공해 국수 제품을 개발하면 매장에 납품할 수 있도록 현재 협의 중이죠.”

 

 부부는 재배종 칡의 대중화와 가공 상품화에 노력하면서 효능을 알리고 있다. 칡은 카테킨 성분이 간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숙취 해소에 탁월해 술독이 풀어지지 않은 날 먹으면 이만한 게 없다. 식물성 에스트로겐 함량이 대두보다 10배 이상 많아 갱년기에도 좋다. 혈당 관리에도 도움을 줘 당뇨에도 효과가 있다. 재배종 칡에 관한 더더욱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에서 ‘천일인삼 영농조합’을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