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청북도 농업 기술원(원장 조은희)은 스마트 농업 등 과학 영농 실현으로 농산물 생산 효율은 물론 품질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올 연말에 기술원 내 준공 예정인 첨단 스마트팜 실증 센터는 그 하나로, 충북형 스마트팜 모델 개발과 농업인 교육에 활용할 계획이다. 농가형 실증 재배에도 활발한데, 시설 채소 중엔 최근 기능성으로 주목받는 쪽파 양액 재배 생산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원은 양액 재배 기술 보급을 통해 연중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쪽파 수급을 안정화하면 노지 재배보다 농가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9회 수확 가능한 양액재배로 노지보다 소득 4배 기대
충북 보은군 ‘백인 대추 농원’ 김홍례(62) 대표는 아내 유정순(59) 씨와 30년간 대추 농사에 몸담은 베테랑 농부다. 다만 최근엔 기상 악화로 노지 대추 농사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나이가 들면서 7,500평이란 재배 면적 관리가 힘에 부치는 때도 늘어났다. 이때 충북 기술원에서 농가형 실증 재배 제안을 받았고, 올해 3월부터 쪽파를 심어 수경 재배 방식으로 키우고 있다.

“기존엔 고설 베드에서 냉이를 수경 재배했는데, 보은 기후와 맞지 않더라고요. 고민하던 차에 기술원에서 쪽파 양액 재배를 제안해 올해부터 시작했죠. 노지 대추는 기존대로 진행하면서 남는 시설 하우스 일부를 쪽파 양액 재배로 키우고 있어요.”
쪽파 양액 재배는 노지와 비교해 장점이 많다. 최근엔 이상 기상이 계속되고, 인건비도 만만치 않게 늘면서 노지에서 시설로 전환이 필요해졌다. 노지 재배는 연작 장해, 병해충 발생 증가로 생산성도 점차 떨어지고 있어 더더욱 필요성이 커졌다.

보은군 쪽파 양액 재배는 충분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 3월에 시설 하우스 고설 베드에 쪽파를 심어 7월 23일 3번째 수확기를 맞이해, 평균 30~40일 정도면 수확할 수 있었다. 이론상으론 연간 9회 수확할 수 있어 노지보다 생산량 증대를 기대하게 했다.
박성식 충북 기술원 원예 기술팀장은 “쪽파 양액 재배는 노지보다 수량은 20% 늘고, 여름 재배 시 가격이 비싸져 농가 소득이 노지보다 4배 이상 높아지리라 기대하죠.”라고 밝혔다.
충북은 최근 김영환 도지사 역점 사업으로 ‘못난이 김치’를 상품화해 인기를 얻고 있다. 모양 등의 문제로 팔지 못하는 도내 농산물을 김치로 만들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얼마 전엔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입점할 만큼 성장세인데, 쪽파 등 재료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쪽파 양액 재배는 연중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쪽파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한 대책 중 하나다. 특히 쪽파는 노지 재배 면적이 80%라 출하량이 몰릴 땐 가격이 낮아지는데, 출하량이 거의 없는 시기에 양액 재배로 쪽파를 생산한다면 농가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상토 대신 모래에서 키워 소독 간편하고 반영구적 사용 가능
김홍례 대표의 쪽파 양액 재배 면적은 16평으로, 베드 장치, 양액 제어 시스템, 환경 제어 시설 등을 갖추었다. 충북 기술원에서 개발한 ‘수위 조절형 다단식 식물 재배 장치’는 농작업이 편하도록 재배 베드를 성인 허리까지 높였다. 베드 안쪽엔 양액과 관수 시설을 설치해 노동력을 줄였다. 혹서기와 혹한기에도 대비하여 지온 유지를 위해 열선과 냉각관도 설치해 사계절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생육 적온은 15~20도다.

박성식 충북 기술원 원예 기술팀장은 “현재 베드는 본래 특용 작물 재배에 적합해요. 특용 작물은 뿌리가 깊이 내려야 해서 베드가 깊은데, 뿌리가 얕게 내리는 쪽파를 재배할 땐 개선할 필요가 있죠. 앞으로 베드 깊이는 좀 얕게, 폭은 넓게 바꿀 계획이에요.”라고 말했다.
쪽파 양액 재배 실증에선 일반 상토가 아닌 모래에서 쪽파를 키우고 있다. 모래는 연작 장해를 막기 위한 토양 소독도 간편하여 물을 담수해 놓으면 염류 집적을 막을 수 있다. 이론상으론 모래 교체도 필요치 않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김홍례 대표는 “모래 토양은 물 빠짐이 좋아 쪽파 재배에 적당한 것 같아요. 모래에 재배하니까 수확할 때 힘들이지 않고 쑥 빼낼 수 있어 좋죠.”라고 밝혔다.
쪽파 양액 재배는 해결할 단점도 존재한다. 현재로선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충북 기술원에선 100평당 각종 시설비 등으로 5,000만 원 정도를 계산하고 있다. 노지와 양액 재배를 100평 기준으로 경제성을 분석해보니 농가 소득이 노지는 170만 원대, 양액 재배는 1,200만 원대로 나타나 초기 투자비 회수에 최소 4년 이상이 걸린다고 나타났다.
쪽파 양액 재배는 비싼 초기 투자 비용에도 불구하고 장래성이 밝다. 다만 대규모 확장은 출하량 증가로 판로 확보 어려움 또는 단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충북 기술원은 우선 올해 농가 3곳의 시범 사업 추진 등 돌다리를 두들기듯 차근차근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