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에서 40년 넘게 콩 농사를 짓는 자타공인 콩 전문가인 이혁근(65) 명장은 (사)한국콩연구회장이자 2009년부터 농촌진흥청 현장명예연구관으로 위촉돼 현재까지 활동하면서 경기도 전역을 비롯해 전국의 콩 재배 농가들에 기술지도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엔 아들 이광재(35) 씨 역시 농진청 현장명예연구관으로 위촉되어 자랑스럽게도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에 국내 콩 연구와 콩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농업 분야 최초의 父子 현장명예연구관
이혁근 명장의 파주시 적성면 농장을 찾아가자 감악산 자락에 드넓은 콩밭이 펼쳐진다. 콩 농사만 40여 년 경력의 이 명장은 깨끗한 자연환경 속에서 국내 육성 콩을 재배하면서 (사)한국콩연구회장, 파주장단콩연구회장을 맡아 국내 콩산업 발전에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 국내 최고 권위인 (사)한국콩연구회 13대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대학교수 등 이름있는 전문연구자들이 맡아오던 회장직에 최초로 선출된 농업인으로 이름을 드높였다.
이 명장의 콩 농사와 인연은 1981년부터 20년 가까이 인삼 농사를 짓다 1998년 파주 수해 이후 파주시와 계약을 맺고 보급종 콩 종자를 생산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콩 종자포 농사는 육종기관의 까다로운 요구를 맞추는 게 쉽진 않았다. 이 과정에서 꼼꼼하고 학구적인 성품의 이 명장은 경험과 기술을 몸과 데이터로 습득하였다.
“저희 농장은 국내에서 콩 관련해선 현장 실증 시험이 가장 많은 축이에요. 농촌진흥청, 경기도농업기술원, 파주시 등과 연계해 해마다 진행하고 있죠.”

현재 농장에선 콩 3만 평, 기장·수수 등 잡곡 6,000평, 조경수 3,000평 등을 농사짓고 있다. 기장·수수는 그 자체를 수확도 하지만, 수확 뒤 잔재물을 유기물로 환원해 토양관리에 활용하면서 콩 생산에 도움을 받고 있다. 콩 생산량은 연 60t에 이른다. 선별 및 소포장시설을 따로 구축했으며, 연평균소득은 10a당 78만 원 정도다.
“최근에는 주름개선과 미백효과가 있는 ‘신화콩’, 두유와 볶음용으로 쓰이는 ‘녹풍콩’과 ‘가풍콩’ 등 6종을 생산하고 있어요. 농협 수매 품종으로는 ‘대원’, ‘강풍’, ‘선풍’을 재배하죠.”
최근엔 아들 이광재 씨도 아버지를 도와 농사에 뛰어들었다. 이 명장은 일반적인 콩 생산을 비롯해 신품종 등의 시험 생산을 도맡고, 광재 씨는 종자용 콩 생산을 맡고 있다. 이 명장과 아들 광재 씨는 최근에 부자(父子) 최초 농진청 현장명예연구관 타이틀도 획득했다.
콩 스프레드와 기능성 콩 세트 출시 예정
이 명장이 기능성 신품종 콩 생산을 도맡는 이유는 정직함과 꼼꼼함, 풍부한 현장경험 덕분이다. 신품종 콩 생육 시 꼼꼼하게 특성과 재배기술을 기록하고, 보안 유지에도 철저하게 신경 쓰면서 연구기관 등에서 요구하는 바를 정확하게 맞추고 있다. 더욱이 40년 경력의 콩 농부이자 농진청 현장명예연구관 및 품종심의위원이라는 직함은 신뢰를 주고 있다.
섬세한 재배관리도 그의 장점 중 하나다. 콩 농사에서 재식거리는 보통 65x15cm를 관행적으로 추천하지만, 그는 작업 시 폭을 80㎝에 맞춘 뒤 심는 간격은 20㎝로 하고 있다. 이는 콤바인에 알맞은 작업을 고려한 상태다. 이땐 햇빛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해서 광합성도 우수해져 생산성이 높아지고, 작업 효율도 늘어나게 된다.
콩 농사에서 기장·수수 등을 돌려짓기를 통해 선충 피해 등을 막는 방법도 비법이다. 기장·수수를 수확도 하지만, 수확 뒤 잔재물을 유기물로 환원해서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을 높이는 동시에 병충해로부터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는 콩밭에 국내 최초로 병해충 방제용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보통 관행적으로 인력 방제 시 4시간이 걸리지만, 드론 활용 시 15분이면 끝낼 수 있다. 특히 농약중독 위험이 없고, 약제가 골고루 묻으며, 약량도 줄일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 트렌드에 맞는 기능성 콩을 활용한 상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얼마 전엔 이 씨 아버지와 아들이 생산한다는 뜻의 업체명으로 ‘리즈빈스(Lee’s Beans)’라는 콩 가공식품 업체를 운영하면서 팥(‘검구슬’ 품종) 스프레드(잼의 일종)와 콩 스프레드, 기능성 콩 및 재래종 콩을 소포장한 선물세트를 개발했다. 11월 중 출시 예정으로, 스프레드는 쿠키와 빵 등에 바르거나 찍어 먹을 수 있고, 콩은 밥에 넣어 먹으면 된다.
“앞으로 생활용품 쪽으로도 2차 가공식품을 개발해 서비스화 하고 싶어요. 대만, 일본 등으로 해외시장 개척의 꿈도 꾸고 있죠. 생명이자 에너지인 콩을 기반으로 아들과 함께 콩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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