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주시 ‘세련꽃농원’은 홍세련(35) 대표가 부모님 대를 이어 카네이션과 국화 등을 분화로 생산·판매하고 있다. 도시에서 플로리스트로 일하던 중 판매보다는 생산에 전념하겠다는 생각으로 귀농했다. 농장에선 봄에는 카네이션, 가을엔 국화, 겨울엔 칼랑코에를 생산하여 연중 쉼 없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노후화한 시설을 개선하여 에어컨 등을 추가하고, 생분해성 포트 개발에도 나서 환경친화적인 농부로의 발돋움도 계획하고 있다.
4월엔 카네이션, 8월엔 국화, 겨울엔 칼랑코에 생산
요즘엔 부모님 대를 이어 농부가 되겠다는 청년들이 꽤 있다. 터전이 마련되어 있고, 세월이 흐르면서 쌓인 기술력 등을 물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주시 ‘세련꽃농원’ 홍세련 대표도 도시에서 일하다 후계농으로 귀농했다. 올해까지 30여 년 장미 등을 재배하면서 화훼업종에 종사한 부모님이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어려서부터 꽃을 재배한 부모님 영향 덕분에 화훼에 친숙했어요. 꽃집을 열어 플로리스트로 일한 것도 그 때문이었죠. 그런데 꽃집을 하면서 매번 다른 사람을 상대하려니 참 어렵더라고요. 요구사항도 제각각이고, 예민한 고객들도 많아서 지쳤던 차에 ‘코로나19’가 터진 데다 부모님 일까지 많아지면서 아예 농장 일만 도울 생각으로 귀농하게 됐어요.”
총 1,300평 농장에선 분화(꽃을 작은 화분에 담아 출하하는 방식)만 생산·판매하고 있다. 4월 말엔 카네이션이 주를 이루고, 8월 말부턴 국화를 생산하며, 겨울엔 칼랑코에(Kalanchoe)를 다룬다. 칼랑코에는 마다가스카르가 원산지인 넓은 잎을 가진 다육식물이다. 시기별로 3가지 꽃을 생산하다 보니 연중 쉼 없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생산한 분화들은 대개 도매시장 이전 단계인 유통회사로 대부분 출하하며, 가끔 도매시장으로도 나간다.
“저희 농장은 다른 농장들보다 일조량이 살짝 부족한 곳이에요. 그러니 품목 선택에서도 그 점을 많이 고려했죠. 더구나 시기별로 작업이 꾸준하게 이어질 수 있으면서 소득이 괜찮은 것들을 생각해다 보니 지금처럼 카네이션, 국화, 칼랑코에 순서로 재배하게 됐어요.”
최근엔 촤훼시장 침체가 심각하지만, 홍 대표는 오히려 안정적인 편이다. 가장 큰 이유는 품질을 꼽는다. 홍 대표 부모님은 장미 등 절화를 키우다 분화로 넘어왔는데, 초창기부터 품질향상에 힘써 이제는 어디서든 인정받는 결과물을 생산하고 있다. 재배 지침서를 충실하게 따르면서 농장 내 소홀한 부분이 없도록 끊임없이 눈으로도 살펴온 노력의 결과다. 이런 노력과 경험은 고스란히 홍 대표가 이어받고 있어 앞으로도 기본에 충실한 고품질 분화를 소비자에 전달할 계획이다.
트렌드 반영해 품목 구성… 생분해성 분화 포트 개발 중
봄에 출하하는 카네이션은 키우는 데 6개월이 걸린다. 11월에 심어 4월 말에 나오는데, 다른 꽃과 달리 유독 재배 기간이 긴 편이다. ‘어버이날’ 한정으로 판매가 거의 끝나므로 한꺼번에 출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소득 역시 한꺼번에 목돈이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다.
“한꺼번에 출하하려면 거의 농장 가득하게 카네이션을 재배해요. 그런데 유달리 응달인 자리가 있어서 꽃 자리를 계속해 바꿔줘야 해서 어려운 부분이에요. 그리고 재배 기간이 6개월이나 되어서 도태하게 되어서 팔지 못하는 꽃도 다른 품목과 비교해 제법 많은 편이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네이션 재배기엔 가족들 모두가 예민해지죠(웃음).”
국화는 6월에 심어서 8월 말에 나간다. 키우기는 카네이션보다 비교적 쉽지만, 진딧물 등에 약한 편이라 해충 방제 관리와 더불어 일정하게 꽃 크기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화훼는 향기와 더불어 눈에 보이는 매력을 가장 철저하게 소비하는 품목이다. 홍 대표는 해마다 변화하는 트렌드와 기준을 파악하여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어려운 건 도매시장, 유통업체, 꽃집(소비자)이 약간씩 선호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도매시장이나 유통업체에선 전통적으로 짙으면서 선명한 색감을 선호하는데, 최근 소비자들은 파스텔 톤이나 좀 더 연한 계열의 꽃을 원하는 때가 많아 그 차이를 이해하고 반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홍 대표는 앞으로 노후화한 시설을 개선하고 보수할 계획을 드러냈다. 현재는 차광망 등에만 의존하는데, 특히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에어컨 등을 추가하여 여름에 재배하는 국화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환경친화적인 농부로의 발돋움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현재 쓰이는 일회용 플라스틱 분화 포트 대신 생분해성 물질로 개발하여 환경에 이바지할 생각이다. 현재 ‘경기도 청년농업인 경쟁력 제고사업’에 선정되어 투자를 받아 개발 중이다. 청년농부의 이러한 적극적인 도전은 우리 농업·농촌에 긍정적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지역농업을 이끄는 리더로 성장하도록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사업이 구성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