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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9. 클레오파트라도 즐기던 미인들의 과일 ‘포도’!

  포도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최초로 재배된 것으로 보이는 씨앗은 신석기 BC 6,000년경으로 추정하는데, 터키 북부의 문명 발생지에서 발견되었다. 포도주 역시 오래됐는데, 아르메니아의 코카서스 지역 동굴에선 BC 4,000년경에 만든 포도주 양조장이 발견되었다.

  현재도 포도는 다양한 국가에서 활발하게 재배하고 있다. 중국은 연간 1,200만 톤 내외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포도 생산국이며, 뒤를 이어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있다. 다만 최근엔 가뭄과 홍수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줄고 있다. 2023년 세계 포도 생산량은 2022년보다 7% 줄었다. 가장 크게 줄어든 국가들은 칠레(-20%), 스페인(-14%), 이탈리아(-12%)로 모두 주요 와인 생산국이다. 이에 따라 2023년 세계 와인 생산량 역시 6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2022년보다 10% 감소한 2억3,700만 헥토리터(리터의 100배)를 기록했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재배면적은 2023년 1만4,796ha에 19만8,000톤 내외를 생산하고 있다.다. 특히 품종 면에선 ‘캠벨얼리’가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최근 재배면적 비중은 ‘샤인머스켓’이 전체의 41%로 비중이 가장 커졌다.

  포도는 껍질과 씨까지 모두 먹으면 더욱 건강에 좋다. 포도씨에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불포화지방산이, 포도 껍질에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플라보노이드와 안토시아닌 등이 풍부하다. 위장병과 위궤양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포도는 81%가 수분, 18%가 탄수화물, 1%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높은 당분 함량 중 특히 포도당은 신진대사에 사용되어 피로를 푸는 데도 좋다. 수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갈증 해소와 해열 작용에 효과적이기도 하다. 포도는 높은 함량의 수분과 당 덕분에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어 예로부터 클레오파트라 등 미인들이 즐겨 먹던 과일로도 유명하다. 경북 영천 등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포도 관련 미인대회가 열리고 있다.

  포도에는 항산화물질도 많다. 껍질과 씨에 있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은 식물이 자기방어를 위해서 만들어내는 물질 중 하나로, 사람의 혈관에 낀 노폐물을 씻어내어 노화를 막고, 항암 효과도 있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면서 혈관을 확장하여 협심증과 뇌졸중 등의 발생 가능성을 줄여주어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또한, 암세포 증식도 억제하는 효과가 밝혀졌다.

  포도는 노인성 치매 예방에도 좋은 효도 과일이다. 포도의 폴리페놀 성분은 노인성 치매로 불리는 알츠하이머의 진전을 늦춰주며,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데 영향을 주는 아밀로이드베타라는 신경독소 물질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에 맞춰 다양한 포도 품종이 개발되고 있다. 껍질째 먹는 국내육성품종 ‘스텔라’는 당도가 18.5브릭스로 청포도 ‘샤인머스켓’과 비슷하며, 다른 품종보다 산 함량(0.44%)이 약간 높아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슈팅스타’ 역시 씨가 없어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포도로, 당도는 19.8브릭스로 ‘샤인머스켓’보다 당도가 더 높다. 특히 향기 성분이 풍부하여 달콤한 솜사탕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포도를 고를 땐 과분이 고르게 잘 묻어있고, 포도알 색이 짙고, 알이 굵은 것이 맛있다. 과분(果粉)은 포도 표면에 묻어있는 하얀 가루로, 포도의 수분과 영양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과분이 너무 많거나 뭉쳐져 있으면 수확한 지 오래됐거나 농약을 많이 사용한 포도일 수 있다. 포도는 신문지 등 종이에 한 송이씩 싼 채로 비닐봉지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신선함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