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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병풀의 활용도 확장에 노력하다!

충북 충주시 ‘병풀농원’

  병풀은 ‘병을 낫게 한다’라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졌다. 호랑이가 상처를 치료하려 병풀밭에 몸을 비볐다는 이야기에서 ‘호랑이풀’로도 불리는 약용작물이다. 피부재생 및 소염 등의 효과가 있어 화장품과 약품 등에 쓰이고, 음식으로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 충북 충주시 ‘병풀농원’은 국내산 병풀 재배와 연구 및 가공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구축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생산한 원료를 다양한 식품개발 등에도 활용하여 시장 확장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국내산 병풀 재배와 연구 및 가공으로 시장 확장에 노력

  미나릿과에 속하는 병풀은 인도, 동남아시아, 호주, 남아프리카, 남태평양 등의 습한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는 남부지방에서만 볼 수 있고, 재배 농가는 극히 드물어 주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수입하고 있다. 고대 인도의 전통의학서인 「아유르베다」에는 상처를 입은 호랑이가 병풀이 자라는 곳에서 몸을 비비며 치료한다고 하여 ‘호랑이풀’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새살이 솔솔”이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한 ‘마데카0’의 주원료이며, 병풀 잎과 줄기의 마데카소이드 성분은 피부의 빠른 진정과 높은 재생 효과가 있다. 위점막 손상 개선, 항산화 효과 등의 생리활성 기능도 확인되었다.

  충주시 ‘병풀농원’은 국내산 병풀 재배와 연구 및 가공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구축해 주목받고 있다. 김종광(57), 조윤선(57) 부부는 국내산 병풀을 재배하고, 품종 육성과 더불어 가공제품 개발까지 나섰다. 특히 생산한 병풍을 나물, 차, 영양밥 등 다양한 식품개발에도 활용하여 시장 확장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19년 전 아프리카에서 병풀 추출물을 벌크로 사다가 기업에서 병풀 제품들을 만들면서 인연을 맺었어요. 가능성이 크다는 걸 깨닫고 직접 재배에 나선 게 10여 년이 됐죠.”

  생산 원물은 건초, 분말, 즙, 추출물 등으로 가공하여 의약품이나 화장품 원료로 납품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병풀 영양밥 등 가공식품 개발로 활용도를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기업과 계약재배를 통해 저희를 비롯한 농가에서 병풀을 생산해 납품하는 구조에요. 국내산이 거의 없어서 차별화가 가능하고, 재배과정을 확인할 수 있어 안전성도 뛰어나죠. 관내 농가들에 재배법 등을 알리면서 병풀 시장 확장에 노력하고 있어요.”

 

  고설 베드에서 키우고, 식품으로 활용도 확장에 노력

  농장은 400평 시설하우스에 고설 베드를 설치해 병풀을 재배하고 있다. 고설 베드는 개폐가 가능한 작은 온실 형태로 만들었고, 보광등을 달아 기온이 낮아질 때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팜을 적용해 베드 온상 개폐, 보광등 관리, 하우스 보온커튼 등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다. 병풀은 고온다습한 기후를 만들어주면 어디서든 연중 생산이 가능한데, 난방되는 시설에선 연간 5회 이상 수확할 수 있다. 다년생이라 부추처럼 계속해 수확할 수 있다.

  “고설 베드에선 땅에서 키울 때보다 난방비와 인력을 절감할 수 있어요. 토경일 땐 땅을 자꾸 밟으면서 다져지는 경향이 있어 병풀이 작아졌는데, 그것도 예방할 수 있게 됐죠.”

  부부는 약용 성분을 차별화한 품종을 개발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상처 치유, 미백, 주름 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아시아티코사이드(Asiaticoside) 성분 함유량을 기존 품종보다 서너 배 높였다. 특히 자이언트 병풀로 불리는 ‘비티 케어’ 품종은 경쟁력이 높다. 일반 병풍은 잎 크기가 동전만 한데, ‘비티 케어’는 성인 손등 정도 크기에, 재배시험에서도 품종 특유의 구별성과 균일성을 유지해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비티 케어’ 신품종은 모 화장품회사에 계약 납품 중이며, 앞으로 식품, 제약회사 등으로도 판매망을 넓힐 계획이에요. 우수한 신품종 개발은 병풀의 산업적 활용도를 넓힘과 동시에 농가엔 고소득 기회를 가져올 수 있죠.”

  조 대표는 2023년 11월에 (사)한국문화예술명인회 병풀 약선음식 명인으로 선정됐다. 조 대표는 충주시농업기술센터 우리음식사랑회 대표로도 활동하면서 병풀 즉석비빔밥, 병풀말이전, 병풀된장, 병풀김치 등 약선 음식 개발에 앞장서왔다. 병풀은 향이 거의 없으면서 첫맛은 쓰지만, 끝맛은 살짝 달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선 현지 다른 향채들처럼 국에 넣거나 볶음요리에 넣는다. 부부는 국내에서도 병풀 식품으로서 대중성을 확보하려 쌈채소 형식으로 출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어느 음식에든 넣기 쉬운 병풀 미세분말 파우더도 개발했다.

  “병풀은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요. 맛과 향이 강하질 않아서 분말로 만들면 어떤 음식에도 섞을 수 있는데, 각종 비타민과 항산화물질을 보완할 수 있죠. 앞으로 관내 재배 농가를 늘리면서 소비자 인지도를 높여 충주시 대표 특산품에 도전할 계획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