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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가격 고공 행진에 소비자 부담 증가!

배 4만 원대, 사과 2만 원대 이어 배추·대파 가격도 오름세 우려
정부 ‘제로(ZERO) 마진’ 오렌지·바나나 등 수입 과일 공급

  농산물 가격이 고공 행진인 가운데 3월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2월 식료품 물가지수는 2021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3월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신고’·상품) 10개 소매가격은 4만1,551원으로 1년 전보다 52.0%나 비쌌다.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4,148원으로, 3월 7일(3만877원) 3만 원 선을 넘으며 연중 최고를 기록한 이후 하향세다. 토마토와 단감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비싸다. 단감(상품)의 10개 소매가격은 2만932원으로 1년 전보다 75.7% 높다. 토마토(상품) 1kg의 소매가격도 7,742원으로 1년 전보다는 18.5% 높다.

  정부는 대규모 할인 지원 등으로 농산물 소매가격을 잡고자 노력하고 있다. 3월 15일 농축산물 물가안정을 위해 납품단가 지원(755억 원), 할인지원(450억 원) 등에 1,500억 원을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런 정책에도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보다 엄청나게 비싼데, 특히 사과나 배 등은 여름 햇과일 출하 전까진 가격 강세가 계속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사과‧배 등의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제로(ZERO) 마진’ 오렌지‧바나나 등 수입 과일을 3월 21일부터 대형마트에 공급하고 있다. 3월 중 바나나 1,400여 t, 오렌지 600여 t 등 2,000여 t 이상을 시장에 공급하고, 파인애플, 망고, 체리, 키위 등도 3~4월 중 집중해 공급할 방침이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수입 과일을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에 최대 20%까지 할인하여 공급하고, 대형마트는 소비자 부담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자체 할인까지 더하여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지원에 힘입어 수입 과일 판매는 계속해 증가하고 있다. 대형마트마다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는데, 3월 중순 오렌지 매출은 200~300% 급등했고, 바나나 매출도 30%가량 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봄철 배추·대파 등 일부 노지 채소도 일시적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오름세다. 겨울 노지채소가 잦은 비로 지난달부터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도매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됐다. 특히 물가 체감도가 높은 배추와 대파는 1월 한파에 2월 잦은 강우가 이어져 생산량이 감소했다. 양파는 3월 하순부터 본격 출하되는 햇양파 수확을 앞두고 지난해 생산된 재고 물량이 감소해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정부는 비축 물량 방출, 조기출하 장려금 지급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키로 했다. 농식품부는 ‘노지채소 생육관리 협의체’를 구성해 3월 20일 첫 회의를 열었다.

  한편, 3월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현장 물가 점검에선 논란의 장면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대형마트를 찾아 1kg에 875원 대파 한 단을 집으며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요즘 대파 한 단의 가격은 아무리 싸도 3,500원이 훌쩍 넘는데, 대통령 방문에 맞춰 온갖 지원과 자체 할인을 집약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875원을 마치 평균적인 상황처럼 보여주는 게 물가안정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국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