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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농업에서 새로운 길을 찾겠다!”

개원 70주년 맞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명수 원장 취임

  7월 23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에 김명수(55) 전 농림축산검역본부 식물검역부장이 취임했다. 신임 김 원장은 전북대에서 농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1993년 농진청 평가조정담당관실에서 근무를 시작해 농진청 연구정책국, 국무조정실 파견 등의 활동을 마쳤다. 또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 연구소장, 사과 연구소장, 과수과장을 역임했다. 지난 2020년에는 고위공무원직인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장을 거치는 등 우리나라 원예 연구의 실력자로 평가받고 있다.

 

  Q1.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취임 소감과 주요 사업 목표가 궁금하다.

  현재 세계는 빅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디지털시대로의 전환과 탄소중립 등이 핵심 의제가 되고 있다. 농업 현장에서는 이상기상, 고령화, 노동력 감소 등이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세 가지 사항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우선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 농업기술 개발을 중점 추진하겠다. 특히 농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개발과 더불어 품종 개발, 기후변화 대응 등 우리 과학원의 R&D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 기후변화에 대응한 경쟁력 있는 품종 개발과 보급에 노력하겠다. 특히 여름배추 안정 공급체계 구축 등 정책적으로 중요한 품목은 자원을 중점 투입하여 조기에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

  셋째,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동력 연구 개발과 수출농업 육성에 매진하겠다. 푸드테크 지원을 위해 특용작물 등 건강 기능성 소재 발굴과 업사이클링 기술도 확대 보급하겠다. 참외, 감귤 등 수출 유망품목의 신선도 유지기술을 개발하며, 특히 대기환경을 조절하는 CA 컨테이너를 활용한 장거리 선박 수출 기술이 현장에 조기 보급되도록 할 계획이다.

 

  Q2. 사과 및 배연구소장을 역임했는데, 우리 과수 분야 경쟁력 확보 방안이 궁금하다.

  우선 소비, 수요 변화에 대응한 품종 육성과 보급이 필요하다.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전문평가단(생산자단체, 중도매인, 대형마트 MD, 소비자패널 등)이 후보 계통을 평가하고 직접 선발에 참여할 채널을 확대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품종을 육성하고, 품종 보급 단계에서는 과종별 주산지 선도농가 중심으로 현장 연구를 강화해 신품종 특성에 적합한 재배기술을 개발하겠다. 유통단계에서는 개발 품종의 시장성 평가·마케팅을 지원하겠다.

  이상기상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 농업 분야 기후변화 실태조사 및 영향·취약성 평가 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5년간(2016~2020) 연간 이상기상 발생 횟수는 129.9회로 과거 10년(2006~2015)의 84.7회 대비 1.5배 증가했다. 이에 농가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개화기 저온피해 경감기술과 기온 변화에 따른 생육기 예측 모델 개발이 중요한 상황이다.

  과수 바이러스 무병묘 생산·보급 지원에도 힘쓸 계획이다. 2022년까지 사과, 배, 복숭아, 포도 4개 과종 61개 계통에 대한 무병 원원종을 확보하였고, 해마다 12개 계통 이상 무병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래형 스마트 농업 기반 구축에도 나서겠다. 원예원은 다양한 디지털 센싱 기술을 활용해 과원 환경 분석, 수체(나무) 상태를 진단하고 있으며, 특히 영상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를 구축함으로써 재배의 자동화, 노동력 절감을 실현할 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과수원 단위의 영양진단을 위해 드론 활용 연구를 시작하였고, RGB 영상과 초분광 영상 등을 활용하여 영상기반 수체 영양진단과 과실 품질평가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수출·유통 활성화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해온 CA 컨테이너를 활용, 신선 농산물 수출을 위해 개발한 선도유지 기술을 확대 적용함으로써 수출 안정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또한, IoT 장착 컨테이너를 활용하여 수출 전략 품목의 장거리 수송 중 환경변화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CA 디지털 기술을 개발하고, 수출 포장 규격화에 필요한 품목별 맞춤형 포장상자와 팔레타이징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Q3. ‘스마트 유통 및 스마트 APC 사업’에서 원예원의 역할과 기대하는 바를 알고 싶다.

  생산지에서 규격화된 농산물을 대량으로 거래하는 곳을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라고 부른다. ‘스마트 APC’는 일반 APC와 달리 로봇·센서·통신 등 첨단기술을 이용하여 농산물의 저장·선별·포장 등 기능을 자동화하고, 각 단계에서 생산된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농장에서 소비지까지 전후방 산업과 연계시켜주는 첨단 산지 유통시설을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7년까지 농산물 주요 산지에 고객 맞춤형 상품을 생산하는 스마트 APC 100곳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주요 사과, 배, 감귤, 토마토, 파프리카, 수박, 참외, 양파, 마늘, 감자 등 총 10개 품목 대상으로 스마트 APC 표준모델을 우선 수립하고, 올해부터는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 APC 통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스마트 APC를 본격 추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맞춰 원예원은 APC 유통 품목의 등급화와 APC의 공정별 품질 모니터링,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맛에 대한 품질 표준화, 품질제어 계측, AI 이미지를 연계한 농산물 품질 통합판정시스템 등을 연구 중이다. 스마트 APC의 새 품질 관리 시스템이 도입되면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4. 기후변화 대응 품종 개발 등 관련 연구 상황이 궁금하다.

  원예원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한반도의 중장기적 기후변화를 예상하여 작물 재배적지를 선정하거나 작목을 전환하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원예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서 작성한 ‘기후변화에 따른 2070년, 2100년의 한반도 과일지도’ 등은 대표적인 예측기술 적용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작물을 확대하여 미래 예측지도를 개발하고 관계부처의 정책 사업을 지원하겠다. 또한, 망고, 용과, 백향과, 여주 등 대체작목으로 유망한 아열대 작목을 선발하기 위해 적응성 평가와 고품질 재배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기후변화 적응 품종 개발의 대표적 사례는 고온에도 착색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노란색 과피(껍질)의 사과 품종, 고온 적응형 인삼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밖에 더위·추위에 잘 견디는 고추, 파프리카, 대목용 토마토, 약용작물, 버섯 품종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과수류의 봄철 저온·서리피해 방지를 위한 미세살수 장치, 통로형 온풍법 등 이상기상 대응 기술을 개발하여 현장에 보급 중이다. 채소류는 고온기 안정생산을 위해 생리활성 물질을 탐색하고 선발하고 있으며, 고온에 쉽게 장해가 오는 약용작물은 신소재 멀칭을 개발하여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Q5. 마지막으로 국내 농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부탁한다.

  우리 농업·농촌은 전 지구적 기후변화 위기와 함께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재난 발생에 따른 식량위기,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지역소멸 위기가 커지고 있다. 과거의 농업이 개인 경험과 표준 재배 생산기술 위주였다면, 미래농업은 생산-유통-소비 등 전 단계가 연결되고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디지털·데이터 기반의 산업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원예원은 무한 경쟁 시대에 우리 농업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특히 원예특작산업이 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첨단 농업기술과 현장 중심의 기술 개발, 실용화에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