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실시간 토양 정보로 오이 품질 최적화에 도전하다!

충남 아산시 ‘배방오이농장’

월간새농사 윤호중 기자 |

  오이는 수분이 95%에 달하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우리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식재료다. 칼륨, 비타민A와 비타민C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특히 칼륨은 체내 노폐물과 중금속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충남 아산시 이한승 씨는 노지 오이에 더해 시설하우스 오이까지 확장하며 꿈을 키우는 청년농업인이다. 최근엔 ‘시설토경 관개 자동제어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 토양 정보를 통해 고품질 오이를 수확하고 있다. 앞으로 시설하우스 증축과 스마트팜 도입에도 나서 과학 영농을 통하여 농가소득증대에 도전할 계획이다.

 

실시간 토양 정보 얻는 ‘시설토경 관개 자동제어시스템’ 도입

  이한승(31) 대표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농업에 뛰어들었다. 부모님의 노지 오이 농사를 돕다 이젠 시설하우스 오이까지 겸하는 청년후계농 3년 차다. 부모님께 숙련된 경험을 물려받았고, 아산시농업기술센터 교육 등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이 근방은 노지 오이가 유명한데, 시설하우스 오이를 짓게 된 데는 기후변화와 노동력 문제가 가장 컸어요. 현재 재배면적은 노지 1,300평, 시설하우스 530평인데, 차차 시설하우스로 바꾸는 중이죠.”

  노지 오이는 흑침계 백다다기를, 시설하우스는 백침계 백다다기를 주로 심는다. 올해 시설엔 ‘굿모닝’ 백다다기를 심어 수확하고 있다. 전문 육묘장에서 구매해 심는 방식이다. 수확하는 기간은 노지가 2달, 시설하우스는 4달 정도 가능하다.

  시설하우스 오이는 총 2번의 작기를 거친다. 올해 첫 작기는 2월 15일부터 정식(아주심기)해 3월 26일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7월 20일까지 수확을 끝내면 한 달간 토양을 점검한 뒤 8월 말에 두 번째 작기 정식을 하는 방식이다. 정식부터 수확까지 대략 45일 정도가 걸린다. 오이 수확량은 나무당 70~80개가량이다.

  “시설하우스 오이를 시도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배울 점이 아직 많아요. 토양 관리, 물 관리 등이 다르고, 염류집적도 항상 주의해야 하죠.”

 

  이 대표는 시설하우스 오이 관리를 최적화하려는 노력으로 올해부터는 ‘시설토경 관개 자동제어시스템’을 도입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주도한 사업으로, 시설하우스 토양에 길이가 다른 2개의 센서를 꽂아 작토층과 심토층의 수분량, EC(전기전도도), 지온 등을 30분 단위로 측정할 수 있다. 실시간 정보는 농과원으로 전송되며, 이 대표 스마트폰으로도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 토양검정과 달리 오이 생육 중에도 정보를 알 수 있게 됐다.

  “오이는 수분에 민감한데, 토양수분량을 작토층과 심토층 모두에서 파악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스마트폰을 통해 토양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죠. 적정 양·수분을 공급할 수 있어 고품질 오이를 최대한 많이 수확할 수 있게 된 셈이죠(웃음).”

 

토양 관리 최우선으로 하우스 증축 및 스마트팜 도입 계획

  오이 시설하우스는 이중 구조로, 재배 초반에는 비닐하우스 지붕 사이에 지하수를 뿌려 수막을 만들고, 보온 효과를 낸다. 오이 재배 시 최저 온도는 10℃ 이상이다.

  토양 관리는 최고 우선순위에 해당한다. 이 대표는 발효퇴비를 많이 넣고, 생볏짚 등 유기물과 부엽토를 사용하여 토양을 관리하고 있다. 이로써 토양 내 유기질 성분 공급이 좋아지며, 산소 공급 역시 원활해지는 효과를 얻고 있다.

  시설하우스에선 병해충 관리 역시 중요하다. 흰가루병과 노균병, 진딧물 등을 최대한 예방 위주로 방제에 나선다. 식물체와 오이를 아이 돌보듯 끊임없이 관찰하고 있다.

 

  취재 당시인 5월 초 오이 시세는 전국적인 저온 피해로 2만2,000원대(50개, 10kg 기준)로 형성되어 있었다. 오이는 22~28℃를 유지해야 성장이 좋지만, 올해 봄철 일교차가 커서 출하량이 감소했다. 백다다기오이는 전국적으로 출하면적이 소폭 늘어났지만, 저온에 따른 착과 부진과 병·해충 증가로 5월 출하량이 전년보다 4% 감소한 상황이었다. 이 대표 역시 수확량이 살짝 감소했지만, 다행히 피해가 크진 않았다. 수확한 오이 70%는 농협 APC(농산물 산지유통센터)를 통해 출하하며, 30%는 동네 마트와 개인 직거래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농가소득증대를 위하여 직거래 비율을 늘리려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시설하우스를 증축하고, 거기에 스마트팜 시설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미 인근에 땅을 매입해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스마트폰으로 시설하우스가 제어 가능해지면 원활한 환경관리와 더불어 노동력 절감 효과도 얻을 전망이다.

 

  이 대표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 충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가재계 전문위원은 “시설 오이는 토양 관리가 가장 중요한데, 이를 잘 인식하여 예정지 관리부터 착실하게 진행해 고품질 오이를 수확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스마트농업을 적용해 토양 관리와 더불어 기후변화에도 대응한다면 농가소득증대로 이어지리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