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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확보한 무농약 무순 재배요령, 해외로도 수출!

경기 광주시 ‘정복농장’

  경기 광주시 ‘정복농장’(대표 이혁구, 64)을 들어서자 파릇한 무순이 선반 위로 빼곡하다. 무순은 생선회나 육회를 먹을 때 곁들여 먹는 새싹채소로 무의 싹을 말한다. 식물성 섬유소가 풍부하면서 쌉싸름한 맛이 특징이다. 이곳은 국내 유일 무농약 인증을 받아 연간 50톤을 생산하여 국내 무순 시장의 50% 이상을 유통하고 있다. 최근엔 베트남에 무순 재배기술 전수에도 나서 로열티 획득에도 성공했다. 32년째 농사짓는 아버지 이혁구 대표와 현재 농장에서 10년째 일하면서 꿈을 키워가는 아들 이정복(34) 씨를 만나봤다.

 

  국내 유일 무농약 무순 생산으로 소비자 입맛 정조준

  무순은 무의 싹을 말한다. 씨앗을 뿌려 떡잎이 나오면 수확할 수 있다. 식물성 섬유소가 풍부한데, 보통 생선회나 육회를 먹을 때 곁들여 생으로 먹는다. 특유의 톡 쏘고 쌉싸름한 맛으로 사랑받는 새싹채소라 할 수 있다.

  ‘정복농장’은 시설하우스 3개 동을 합친 연동형 1,000평에서 무순을 생산하고 있다.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생산된다. 수경재배를 적용했는데, 파종 후 5~6일이면 수확해 출하할 수 있어 회전율이 빠르다. 수확물은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공판장, 대형마트 등으로 납품하면서 소비자와 만난다. 이곳에선 2019년 국내 유일 무농약 인증을 받아 무순을 생산하면서 다른 농장과 차별화를 두어 사랑받고 있다. 국내에서 무순을 재배하는 곳들은 대체로 솜에서 키우는데, 이곳은 상토에서 키워 무농약을 실천하고 있다.

  “30여 년 전 일본에서 무순을 생선회에 곁들여 먹는 걸 보고 국내에서도 전망이 밝다고 보고 도전하게 됐어요. 최근에는 노후화한 시설을 개선하면서 스마트팜도 적용해서 더더욱 고품질 무순을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죠.”

  주목할 시설로는 이산화탄소 배출기, 자동 급수기, 온·습도 조절기, 자동 포장기계 등이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기는 식물에 인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공급해 무순을 더더욱 신선하게 만든다. 자동 급수기는 스프링클러를 통해 하루 3번씩 물을 공급하고, 온·습도 조절기는 고품질 무순을 재배할 최적 온도를 유지케 한다. 자동 포장기계는 인력을 줄이는 해결사다.

  “재래식으로 재배되던 한국의 무순 재배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셀 수 없을 만큼 일본을 오가면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농업은 스마트팜 등을 도입해 자동화, 정밀화를 이룩해야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죠.”

  농업에 대한 투자와 고품질 무순 생산에 관한 고집은 외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이혁구 대표는 2020년 ‘제27회 경기도 농업인의 날’ 행사에서 채소 부문 농어민 대상을 받았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고품질의 무순 출하로 연매출 10억 원을 달성한 공로였다.

 

  새싹채소 재배하고, 무순 재배기술 수출에도 박차

  무농약 무순은 1,000평 연동형 시설하우스 내부의 4단 선반에서 재배한다. 선반마다 달아놓은 LED등이 24시간 인공적인 햇빛 역할을 맡아 성장을 촉진한다. 무순 종자는 상토에 파종하면 하루만 지나도 싹이 돋아난다. 여기에 스프링클러로 물을 주고, 이산화탄소 배출기로 이산화탄소를 공급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이 상태로 대략 5~6일 후면 수확할 수 있다.

  “고품질로 무순을 생산할 최적의 환경을 만들면서 동시에 성장도 촉진하게끔 힘쓰고 있어요.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에 수확하니까 더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해요.”

  무순 수경재배에서 신경 쓰는 부분은 온·습도 관리다. 특히 여름처럼 날이 무덥고 습할 때는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적절한 관리가 안 되면 무순이 주저앉을 수 있고, 심해지면 바로 썩어버리는 피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농장은 애초부터 외부 환경과 차단하기 위해 3중 하우스로 시공했다. 평균적으로 시설 내부는 온도를 23℃ 이하로, 습도는 60% 이상을 유지해야 고품질 무순을 생산할 수 있다.

  고품질로 수확하는 무순은 연간 50톤가량이다. 50g, 150g 두 형태로, 도매시장에 출하할 땐 50g은 350원, 150g은 800원 정도를 받는다. 무순은 연중단가를 받으므로 한번 정해지면 변동이 없는 출하가격을 유지한다.

  아버지와 아들은 최근 영역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장에선 보리 새싹, 유채 새싹, 배추 새싹, 콜라비 새싹, 브로콜리 새싹 등 새싹채소와 일본 향신 잎채소인 시소 재배에도 나섰다. 최근엔 베트남에 무순 재배기술 전수에도 나서 로열티 획득에도 성공했다.

  “몇 해 전 베트남 최대 농산물 가공회사 중 한 곳과 계약을 맺어 도면과 설계 등을 제공했어요. 올 6~7월이면 무순 공장, 식물공장, 육묘장, 새싹 공장이 완공될 예정이죠. 이후 재배기술을 전수하고, 로열티를 받을 계획이에요. 국내 무순 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태라 할 수 있는데, 해외로 눈을 돌려 우리 농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기뻐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