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로 꽃피는 보랏빛 경관농업!

  • 등록 2022.03.28 14: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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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군 ‘농가람’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허브류 라벤더는 꽃과 식물체에서 향이 나는 기름을 채취하거나 아름다운 자태 덕분에 관상용으로 재배하고 있다. 충남 청양군 ‘농가람’에선 라벤더를 경관 작물화하여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고자 한다. 이미 학생들 진로 및 직업 체험 프로그램 인증을 받는 등 체험 농장으로서 기지개를 피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카페와 펜션 등을 더하여 마을 전체를 알프스 마을처럼 허브 마을로 특화하여 지역 농업과 함께 발전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첫눈에 반한 라벤더… 경관 농업에 도전

 

 ‘농가람’에 들어서자 정신을 일깨우는 은은하고 시원한 향이 풍겨온다. 향뿐만 아니라 자태도 고운 라벤더는 임득균(46) 대표가 매료된 작물이다. 외지로 나가 일하다 10년 전 고향인 청양으로 돌아왔고, 5년째 라벤더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식품 공학을 전공했기에 고향에선 발효 식품 사업을 해볼 생각이었어요. 공장을 짓기 전에 사람들이 찾아올 때 보기 좋고, 홍보도 되도록 경관을 조성하려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강원도 고성 라벤더 축제에 갔어요. 꽃을 보는데 편안해지면서 완전히 반하게 되어서 라벤더 재배로 방향을 틀었죠(웃음).”

 

 

 라벤더 품종은 환경에 따라 다르다. 2,500평의 노지에선 추위에도 월동이 가능한 ‘잉글리쉬 라벤더’를 키우고, 200평 시설에선 ‘잉글리쉬 라벤더’를 비롯해 ‘프렌치 라벤더’, ‘스위트 라벤더’, ‘마리노’ 등 다양한 품종을 기른다. 지난해부턴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노지에 라벤더를 심고 3년째 되니까 소문이 나면서 방문객이 구경하고 가더라고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2년 전에 비가 엄청 많이 왔을 때 배수 작업을 소홀히 한 탓에 습해로 큰 피해를 봤죠. 요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다시 노지에서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어요.”


 라벤더 수명은 관리에 따라 20년 정도 된다. 해마다 가지치기를 잘해주면 갈수록 풍성함이 돋보이게 된다. 꽃은 6월부터 9월까지 올라오는데 가을까진 새순이 올라오다가 10월 이후에는 꽃이 안 피고 줄기가 홀쭉해지는 특징이 있다. 임 대표는 꽃이 한창일 때 화분으로 판매하거나 팔지 못한 꽃은 말려서 보관하고 있다. 직거래 고객을 위한 경관 농업도 차근차근 기초를 다지는 중인데, 꽃 판매로는 고소득이 힘들기에 꽃을 보러 오는 사람들 대상으로 카페 등 먹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접목해볼 계획이다.

 

 

삽목 후 습해 관리 중요… 허브 마을로 발돋움 계획

 

 노지에서 라벤더를 재배할 땐 씨를 심거나 삽목하는 두 방식이 있다. 가을에 씨를 넣으면 1주~2주면 발아가 되는데, 발아 후 한두 달 자란 모종을 본밭에 심는다. 5월쯤이면 뿌리가 완전히 자리 잡고 줄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며, 5월 말이면 꽃대가 올라온다. 씨를 심었을 땐 한 해 걸러 이듬해 6월이면 꽃을 볼 수 있고, 삽목했을 땐 그해에 바로 꽃이 피어난다. 품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지표면에서 가장 윗부분까지 70~80㎝로 자란다. 임 대표는 발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삽목을 이용하고 있다.

 

 

 “재배 시 습해에 약해서 배수가 제일 중요한데, 보통 봄에 물꼬를 다시 내요. 병해는 크게 없어서 약 주고 하는 건 없고요. 잡초를 막는 건 부직포 멀칭 등으로 하죠. 영양분은 알칼리성을 좋아한다고 해서 골분이나 약간의 석회질을 가을에 가지치기 후 소량 공급해요.”


 라벤더는 순지르기 없이 동그랗게 자르면서 관리하고 있다. 모양을 방사형으로 만들면서 몸체를 키운다. 맨 처음 포트에서 시작해 작은 화분, 큰 화분 순으로 식물체 크기에 맞춰 점점 이동하게 된다. 임 대표는 보통 화분 형태로 판매하는데, 회전율이 빠르기 때문이다. 10㎝ 포트는 2,500원, 15㎝ 포트는 5,000원대, 20㎝는 1만 2,000원대로 농장 직거래하거나 로컬푸드에서 판매한다. 꽃은 절화로 인터넷 판매도 한다.


 임 대표는 체험 프로그램 운영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엔 체험장을 짓고 학생들 대상 진로 직업 체험 인증을 받았다.


 "여러 프로그램이 있는데 최근엔 '스팀팩'이라고 뜨거운 물에 라벤더 꽃을 몇 개 떨어뜨려 올라오는 향기를 맡으면서 음악을 듣는 활동을 했어요. 가장 많이 하는 체험은 화분 만들기고요. 앞으로는 라벤더 오일을 직접 짜보려고 해요."


 임 대표는 최종적으로 카페와 펜션 등을 더하여 마을 전체를 알프스 마을처럼 허브 마을로 특화하여 지역 농업과 함께 발전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인근 아웃렛과도 5분 거리라서 관광객 대상으로 허브 마을을 홍보하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충남 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유문조 위원은 “꽃을 보러 온 방문객이 즐길 다양한 콘텐츠를 연구해야 한다. 라벤더 관련 상품 개발은 필수이고, 꽃 피는 시기와 겹치는 고소득 포도 품종인 ‘샤인머스켓’ 등을 심거나 청양 특산물 맥문동을 함께 재배하여 판매하는 등 고소득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곽호범 기자 98ghq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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