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로 전하는 청년 농업인의 조용한 위로!

  • 등록 2025.06.02 10: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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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군 ‘숲결’

 흙을 만지는 일, 계절을 따라 작물을 가꾸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위로다. 충북 보은군 ‘숲결 농장’은 농업의 치유적 가치를 실천으로 증명한다. 최동혁(27) 대표는 다양한 야생화를 키워 판매하고, 체험 및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보듬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 모델을 만들어 치유농업으로 지역민 정서를 회복하고, 지역자원과 연계한 동반성장에도 힘써 사람을 살리는 농업의 가능성을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야생화 키워내 계약재배나 기관 납품하는 청년 농부

 

 충북 보은군의 작은 산자락 아래, 자연과 마음이 만나는 공간 ‘숲결’이 있다. 이곳은 야생화를 품에 안은 특별한 청년 농업인 최동혁 대표가 운영한다. 그는 야생화와 함께 삶을 일구고, 농업 활동을 통해 정신적·신체적 건강 회복을 돕는다. 1,500평 공간엔 야생화 외에도 관엽식물, 묘목, 블루베리 등 다양한 식물을 키우고 판매한다. 체험 및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마음을 보듬는 일에도 나서고 있다.

 

 “야생화가 가진 생명력과 치유의 가능성에 주목했어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작물이거든요(웃음).”

 

 부모님이 귀농하면서 12살부터 보은군 농업과 연을 맺은 최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교 산림조경학과를 졸업 후 다시 보은으로 돌아와 자신도 흙에 터전을 잡았다. 2023년 문을 연 농장엔 계절별로 야생화가 한가득 피어난다. 이번 봄엔 버들마편초와 샐비어 등 4만 주가 흐드러지게 피어났고, 가을엔 국화 등 6만 주를 생산할 예정이다. 야생화는 주로 계약재배나 기관 납품 등으로 나가며, 보통 1만 주 이상씩 거래가 이뤄진다. 최 대표는 성실함과 섬세함으로 꽃을 키워내면서 신뢰를 얻어 올해 봄에는 보은군청 테마 화단용으로 3만여 주 야생화를 납품하는 등 고객을 넓혀가고 있다.

 

 

 “계약재배나 기관 납품은 담당자와 꽃이 언제쯤 피고, 무슨 색이 좋은지 등을 협의해서 심고 키워요. 사용처나 목적에 따라서 어떤 품목에 어울리는지 미리 정하니까 재배에만 온 힘을 쏟으면 되죠.”

 

 농장엔 꽃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서 구경하다가 갈 수 있도록 했다. 주변 풍광이 예쁘고, 온갖 소음에서 벗어나 새소리만 들리는 이곳은 한 번 온 사람들로부터 아늑하고 편안한 곳이라는 인정을 받으며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야생화 매개로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는 휴식처 꿈꿔

 

 최동혁 대표의 목표는 ‘농장 기반 지역 커뮤니티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야생화를 매개로 한 정서 지원 프로그램, 교육 연계형 치유농업 콘텐츠, 로컬 기반 생태 문화활동 등 다각도의 모델을 구상 중이다. 현재 ▲반려식물 분양 및 분갈이 ▲인테리어 장식 등으로 활용하는 꽃 리스 만들기 ▲나만의 소규모 정원인 테라리움 만들기 ▲꽃바구니 만들기 ▲꽃을 테마로 한 명상과 대화 등을 운영한다. 최근엔 보은군농업기술센터 생활원예 교육도 맡아 군민을 대상으로 ‘야생화 미니정원’ 등 꽃 관련한 다양한 주제로 교육생들에게 유익한 힐링을 제공하며, 마을 주민 대상으로 하는 정원 가드닝 교육에도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보은군정신건강복지센터, 보은군 노인장애인복지관과 연계해 다양한 치유 활동을 통해 참여자들의 심리적·신체적 안정도 지원하고 있다.

 


 “여러 이유로 지친 분들이 오셔서 꽃을 보고 웃는 모습을 보면 저도 위로받아요. 프로그램에 참여한 분들이 흙을 만지고, 식물을 다루면서 삶의 활력을 얻으시거든요.”


 ‘숲결’은 지역자원과 연계한 동반성장에도 힘쓴다. 2023년부턴 청년 창업자들의 소통을 위한 ‘보은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창업 포럼’에 참석해 지역 청년단체 대표 중 일인으로 사업을 통해 각자가 이룬 성과 등을 청년들과 공유했다. 올해부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함께 지원하는 ‘2024년 관광두레’를 통해 인근 2곳과 함께 전통, 자연, 휴식을 기반으로 체험과 치유가 가능한 ‘오래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보은군민들과 함께 도전해 지역을 특별하고 매력적인 여행지로 만들어볼 계획이다.


 야생화를 통해 사람과 마음을 잇는 그의 다음 꿈은 이곳을 ‘야생화 카페’로 만드는 것이다. 농장 앞에 산책로와 정원을 만들어 사람들이 꽃을 통해 마음을 위로받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자연을 품고, 사람의 마음을 돌보며, 조용히 피어나는 야생화처럼, ‘숲결’ 역시 우리 곁에 작은 위로가 될 휴식처로서의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윤호중 기자 saenon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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