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따라 귀농 후 사과 직거래 늘려 매출 상승 이끈 청년 귀농인!

  • 등록 2023.11.01 12: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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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시 ‘해든숲농장’

  충주 해든숲농장 유재하 대표(37)는 5년 전 귀농해 아내와 아이 셋을 데리고 농촌에 사는 농부다. 먼저 귀농한 아버지를 따라 사과재배에 푹 빠졌다는 그는 귀농으로 행복해지는 길을 찾는 중이다. 사과가 탐스럽게 빨갛게 익듯이 농익어가는 귀농 생활은 늘 두렵지만, 설렘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는 직거래 비율을 늘려 매출 상승을 이끌었고, 새로 심는 나무를 재식거리와 심는 깊이를 늘려 본인만의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앞으로 밭을 조금씩 사들여 과원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

 

  아버지 따라 귀농해 사과 농사… 직거래 비율 늘려 매출 상승

  유재하 대표는 건설회사, 철도부품 회사에 다니다 귀농했다. 외국인 인력 관리직에서 농부로 변신하면서 가장 힘이 됐던 건 10여 년 전 먼저 귀농했던 부모님이었다. 보험회사와 식당을 하던 부모님이 일찌감치 들어와 터를 잡았기에 비교적 손쉽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아버지께서 하시던 보험 쪽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던 시기였고, 식당은 너무 오랜 장사로 어머니가 지치셨었죠. 부모님께선 귀농해서 참깨, 고구마 등을 농사짓다 마침내 사과 품목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셨죠.”

  사과의 고장이라 불리는 충주시에서도 삼청리는 사과농장이 많기로 유명하다. 부모님은 이곳에서 ‘후지’ 사과나무를 심었고, 이후 유 대표가 합류하면서 농장 규모를 확장함과 동시에 저장고도 마련했다. 본격적인 가업 승계의 순간이었다. 재배면적은 1만3,000평이다.

  “귀농 초창기엔 아버지를 따라 많이 배우면서 일했죠. 현재는 아버지와 제 밭을 나눠서 농부로서 독립한 상태에요. 그런데도 여전히 아버지께 큰 도움을 받죠(웃음).”

  사과 품종은 ‘후지’, ‘홍로’ 딱 두 종류다. 유 대표가 귀농한 후엔 기존 도매시장 출하 비율 90%이던 것에서 벗어나 후계농들과 법인을 만들어 50% 직거래하고, 쿠팡 등 대형 유통처에도 납품하는 비율을 늘려 매출이 늘어난 상황이다.

  “다른 품종도 재배했었지만, 쉬는 날이 없이 일해야 해서 체력적 부담이 심하더라고요. 이제는 ‘후지’, ‘홍로’만 재배하면서 추석과 설 연휴에 맞춰서 집중해 판매하는 형태로 바꿨죠. 직거래 비율을 늘려서 순소득을 높인 게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올해는 4,500평가량에 우박을 맞았다. 재해보험이 있지만, 피해가 커서 기존 매출보다 30%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는 사과 시세가 좋기에 아쉬움이 크다. 기존엔 ‘홍로’ 판매만 1억6,000만 원인데, 우박 피해로 4,000만 원 정도 줄었기 때문이다.

 

  재식거리와 심는 깊이 늘려 새로 심고, 과원 규모 확장 계획

  추석 전엔 ‘홍로’를 수확해 팔고, 추석이 지나면 ‘후지’ 수확에 들어간다. ‘홍로’는 30%로 수확 후 모두 판 상태였고, ‘후지’는 70%로 수확해 저장고에 두고 팔 계획이다. ‘후지’는 10월 23일부터 수확을 시작해 11월 5일 전까지 마친 뒤 내년 5·6월까지 저장하면서 판매한다.

  ‘후지’, ‘홍로’는 모두 ‘m9’ 자근을 써서 4X1.5m로 세장방추형 수형을 갖췄다. 최근엔 사과재배에서 다축형 수형이 늘어나는 추세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5년에서 10년 내에 다축형으로 바꿔 볼 계획이다.

  “다축형으로 무작정 바꿨다가 첫해 농사를 망치면 애가 셋인 입장에선 아찔하거든요. 좀 더 두고 본 후에 안정적인 재배법이 확립되면 바꿔 볼 예정이죠.”

  작업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지치기다. 특히 겨울 전정은 가장 기본기에 속하므로 해를 잘 볼 수 있으면서 통풍이 잘되게 신경 쓰고 있다.

  새로 확장한 과원에선 수형 대신 심는 방법과 재식거리에 변화를 주었다. 기존 과원 4X1.5m에서 4X2m로 넓게 했고, ‘m9’ 자근을 토양에 뿌리만 들어가도록 얕게 심는 대신 그 위에 추가로 흙을 덮어 두둑을 쌓는 방식으로 깊게 심었다.

  “인근 과원을 둘러보니 뿌리만 얕게 심었을 때 5~6년생이 되면 물의 영향으로 자꾸 죽는 사과나무가 생겨나는 걸 본 후 해결책으로 나름 고심해본 결과에요. 이 방식은 수세가 강해지면 두둑을 걷어내는 방식으로 변화를 줄 수 있죠.”

  밭에는 퇴비와 비료 없이 미량요소만을 공급하고 있다. 1년에 한 번씩 토양검정을 받아 필요한 양분만을 공급해 넘치거나 부족함 없이 토양관리에 임하고 있다. 특히 질소를 과도하게 공급하면 사과 착색이 안 되고, 맛도 없어져 조심하고 있다.

  유 대표는 앞으로 면적을 1만5,000평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임대 대신 직접 밭을 사들여 농사지을 생각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느리지만,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성공한 귀농인이 되보려 한다는 그의 꿈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윤호중 기자 saenon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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