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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동형 스마트팜 오이 재배에 도전하다

충북 진천군 ‘스마일농장’

월간새농사 윤호중 기자 |

 

  스마트팜은 센서를 활용해 농작물 생육단계별 최적 환경을 제공하고, 원격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작물 생육상태를 확인하면서 농장 환경을 제어할 수 있다. 충북 진천군 ‘스마일농장’(대표 허성철)은 기존 단동형 시설하우스 오이 토경재배에 스마트팜을 도입했다. 환경제어시스템과 베지에 영양액을 공급하는 수경재배를 통해 노동력 절감, 생산성 향상, 품질향상의 세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다. 국내에선 연동형에 도입한 사례가 대다수였기에 진천군농업기술센터는 단동형 오이 스마트팜 재배에서 이곳이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오이 스마트팜으로 노동력 절감, 수확량 증가, 품질향상 기대

  오이는 시원한 맛이 특징으로, 주로 생채나 김치, 장아찌 등으로 많이 섭취한다. 진천군은 국내 오이 생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다. 출하량에선 2021년 서울 가락시장 도매 기준으로 129개 시군 중 3번째 규모다. 지역 농가는 ‘백다다기’, ‘취청’을 대부분 단동형 시설하우스에서 임대 방식으로 재배하는 곳이 많다.

  진천군은 최근 지역 오이 재배 농가에 양액재배 시설과 ICT 기반 스마트팜을 보급했다. 군은 도비 공모 ‘2023년도 지역활력화작목 기반조성 사업’에 선정돼 총 4억 원 사업비로 올 1월부터 ‘ICT 활용 오이 스마트팜 기반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오이 양액재배 시설에 ICT 기반 스마트 농업을 보급해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량은 늘리며, 재배 기간을 단축할 목적이다.

  현재 4개 농가 하우스 1ha에 양액재배 베드, 양액시스템 시설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동형 시설하우스엔 복합환경제어 중대형 스마트팜을 도입하지만, 진천은 단동형 시설하우스가 대부분에 규모도 작아 보급형 스마트팜을 지원했다. 양액공급기와 양액센서, CCTV 등 영상장비, 온·습도 등 환경제어용 센서 등이다.

  진천군 광혜원면 ‘스마일농장’ 허성철(47) 대표는 16년 차 농부로, 수박으로 시작해 현재는 오이와 딸기 농사를 짓고 있다. 특히 3개 동, 800평 오이 재배지엔 ‘ICT 활용 오이 스마트팜 기반 조성 사업’에 뽑혀 기존 토경재배 대신 배지에 영양액을 공급하는 수경재배와 스마트팜을 도입하게 됐다.

  진천군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 소득작목팀 김은경 주무관은 “농가 맞춤형 실속 스마트팜을 지원하여 노동력 절감, 수확량 증가, 품질향상을 꾀하고 있다.”라며, “농가에서 수경재배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며, 경험과 학습으로 데이터를 축적해 진천군 오이 스마트팜 농가들이 한층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작업 편의성 증가… 수확량 증가와 품질향상이 관건

  ‘스마일농장’은 기존의 단동 시설하우스를 활용해 코이어 배지에 드립퍼 관주 방식으로 자동화 시설을 구축했다. 품종은 백다다기 ‘단청’으로 90%는 서울 가락동으로, 10%는 지역 로컬푸드로 출하하고 있다. 경매가 10kg에 3만5,000원 선을 받고 있다.

  노동력 절감과 작업능률 향상은 허성철 대표가 가장 만족해하는 부분이다. 토경에서 수경으로 바꾸면서 쪼그려 앉는 대신 허리만 숙이면 되므로 좀 더 편해졌다. 또한, 땅에 일일이 모종을 심던 토경과 달리 수경에선 배지에 모종을 얹기(드립퍼 고정)만 하면 되어 심는 시간이 40% 이상 줄었다. 스마트팜 활용으로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오이 생육에 최적인 농장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 편의성도 증가했다.

  기존 토경재배에서 문제던 염류집적도 해결하게 됐다. 기존엔 토양에 직접 오이를 심고 비료를 공급하면서 땅심은 줄고, 염류는 계속해 축적되었다. 이제는 배지에 영양액을 공급하는 수경재배를 도입하면서 연작장해를 피하게 되었다.

  모종 정식량 증가에 따른 수확량 증가도 기대하는 부분이다. 오이 모종 공급량은 기존 토경재배에선 시설하우스 동당 900주를 심다가 수경재배로 전환하면서 1,300주로 늘렸다. 재식거리는 토경에선 37cm, 현재 수경에선 30cm다. 수경재배에선 배지 좌우로 오이를 유인해 U자형으로 키우는 지그재그 방식을 통해 재식거리를 넓혀 환기성과 채광량을 확보했다.

  정밀한 양·수분 및 환경관리로 재배 기간이 줄고, 품질향상도 가능해졌다. 기존 토경과 수경 모두 정식을 1월 28일에 했는데, 올해 처음 수확했던 날짜는 3월 9일로 토경보다 일주일가량 빨라졌다. 특히 알맞은 영양액을 적정하게 공급하고, 온습도 및 CO₂, 토양수분, 퇴수배액 등 환경제어를 통해 토경보다 오이 품질이 향상할 전망이다.

  애로사항도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영양액 조성과 공급 시 오이는 다른 작물보다 민감해 오늘 공급한 영양분 효과가 다음날이면 바로 나타난다. 한순간에 농사를 망칠 수 있어 진천군농업기술센터 주도로 외부 전문강사와 연결하여 1:1 컨설팅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제껏 단동형 스마트팜 오이 재배 사례는 국내에 거의 없어 농가 스스로 경험하고 공부해야만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첫 작기임에도 편의성과 노동력 절감 성과는 분명하므로 차차 노하우를 축적해 수확량 증가와 품질향상에 노력한다면 좋은 선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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