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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수확해 와인에 이어 빵까지 만드는 복합체험공간

충북 영동군 ‘시나브로제빵소(불휘농장)’

충북 영동군 ‘시나브로제빵소’는 이성옥(62) 대표가 운영하는 농촌형 베이커리다. 이곳은 지난해 시작한 제빵작업으로 6차 산업 성공을 가속하고 있다. 남편 이근용(64) 씨를 비롯해 아들 내외와 함께 양조용 포도를 재배하는 ‘불휘농장’에서 포도를 수확해 1차 산업을 하고, 이를 한국형 와인 양조장인 ‘시나브로 와이너리’에서 와인으로 가공해 2차 산업도 하며, 이젠 와인과 제빵 체험도 진행하며 6차 산업을 구축하게 됐다. 이 대표는 관광객들이 포도농장, 와이너리, 제빵소를 한 공간에서 모두 즐기는 ‘시나브로 빌리지(village, 마을)’를 꿈꾸고 있다.

 

‘포도→와인→제빵’으로 지역 명소로 발돋움

2005년 국내 최초 포도·와인산업특구로 지정된 충북 영동군은 수십여 와이너리가 있다. ‘불휘농장’은 양조용 포도를 수확해 ‘시나브로 와이너리’에서 한국형 와인을 만드는 국내 최고 수준의 농가형 와이너리다. 전국 최초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을 받았고, 온 가족이 소믈리에(와인 감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07년 남편과 귀농해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했어요. 과일만 팔았는데, 생과 판매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해 영동군 지원을 받아 2011년 ‘시나브로 와이너리’를 시작했죠.”

 

영동 내 와이너리는 당시에도 이미 많았다. 이 대표 내외는 기존 와이너리와 차별화를 꾀해 대다수에서 만드는 ‘캠벨얼리’ 품종의 레드와인 대신 ‘청수’ 품종으로 화이트와인을 만들었다. 2013년 첫선을 보인 ‘청수’ 화이트와인은 국내외 호평 속에 이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조용 포도 품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부터 각종 와인 품평회에서 인정받기 시작했어요. ‘대한민국와인대상’, ‘대한민국주류대상’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죠. 특히 ‘시나브로 청수 화이트’ 와인은 ‘2022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뛰어난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어요.”

 

부부는 성공에 안주하기보단 새로운 도전을 즐기고 있다. 2020년에는 농식품부가 지정하는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되면서 방문객들에게 ▲와인 만들기 ▲뱅쇼(와인에 과일과 계피 따위를 넣고 끓여 만드는 음료) 만들기 ▲족용 등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2022년엔 ‘시나브로제빵소’ 문을 열면서 6차산업을 완성했다. 제빵소는 아내 이성옥 대표가 운영하는데, 와인을 활용한 빵을 만들어 지역 명소로 키우고 있다.

 

‘시나브로제빵소’가 문을 연 데엔 영동군농업기술센터 역할이 컸다. 센터는 충남농업기술원과 함께 ‘특산자원 융복합 가공상품 생산기반 조성사업’으로 제빵소를 지원했다. ‘와인소금빵’ 등 제품 개발 컨설팅을 비롯해 제품생산용 장비로 오븐 외 40종을 설치했다. 앞으로 포장재 제작도 지원할 계획이다.

 

와이너리, 제빵소 옆에 포도밭 조성해 ‘시나브로 빌리지’ 목표

이성옥 대표는 영동군농업기술센터에서 과일을 이용한 즙, 음료, 제과제빵 교육을 받던 중 제빵소 운영을 꿈꾸게 됐다. 특히 지역특산물을 활용해 빵을 만들면 포도농장, 와이너리와 더불어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힘이 되리라 예상했다.

 

“각종 대회에서 상을 타면서 와인 사러 오는 분들이 늘었어요. 이때 와인을 이용한 빵을 소개하고, 판매한다면 좋겠다고 판단했죠. 더구나 영동군엔 국악촌이 유명해서 힐링형 관광코스들이 조성되어 있어요. 제빵소를 시작함으로써 인근에 놀러 오실 때 저희 농장을 들러서 가시면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죠.”

 

주생산품목은 ‘와인소금빵’, ‘사과앙빵’, 양갱 등이다. 체험활동으로는 ‘와인소금빵’ 만들기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빵 색깔에 따라 재료가 다른데, 붉은 빵에는 레드와인과 ‘홍국쌀’이 들어가고, 검은 빵에는 오징어먹물이, 하얀 빵에는 어린이 입맛을 고려한 플레인 또는 화이트와인만 사용하는 방식이다. 와인은 빵 반죽에 넣는데, 일차 발효 후 고온에서도 타지 않는 안데스산 펄 소금을 뿌려 이차 발효하면 완성이다.

 

“빵은 현장판매만 해서 고소하고 맛있다는 평가가 많죠. 특히 와인이나 와인을 끓여 만든 뱅쇼와 잘 어울리는 맛과 식감 덕분에 찾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최근엔 제빵소 존재가 각종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2022년 연말에 문을 열었을 땐 와이너리를 방문한 사람들만 관심을 두었지만, 이젠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제빵소 체험을 위해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바로 옆에 있는 밭을 사서 포도를 심으려는 계획도 생겼다.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시나브로’ 와인이 만들어지고, 빵도 만들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목적이다. 이른바 ‘시나브로 빌리지’의 완성인데, 그땐 인근의 국악촌, 금강 둘레길, 지역 맛집, 특산물 판매점과 연계해 지역경제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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