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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쉼터에서 온전히 느끼는 쉼의 미학

충남 천안시 ‘장승배기체험농장’

류의열(78), 김복술(68) 부부는 퇴직 후 충남 천안에서 ‘장승배기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류 대표는 미술교사로 시작해 교장으로 정년퇴임 후 고향인 농촌에서 인생 2막을 열었다. 농장은 체험농장 겸 농가민박으로 운영하는데, 밤나무밭인 뒷산이 3,000평, 농가민박 겸 쉼터가 1,000평, 텃밭이 1,000평 정도다. 너른 자연쉼터는 2022년에만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3,0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다.

 

밤나무와 각종 농작물로 체험과 치유농업 실현

2007년부터 시작한 농장은 류 대표 선친이 농장 뒷산에 심어둔 밤나무 3,000평이 계기가 되었다. 교사 재직 당시엔 밤 수확 시기에 매주 내려와 도매로 내다 팔았는데, 퇴직 후 농업체험 겸 수확물을 가져가게 해보자는 생각에 체험농업의 길을 열었다. 주로 봄과 가을에 체험객이 많은데, 2022년에만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3,000여 명이 다녀갔다.

“체험농업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게끔 밤나무에 더해서 밭작물도 시작했어요. 밤나무밭인 뒷산이 3,000평, 텃밭이 1,000평 정도 되거든요. 텃밭에 고구마, 감자 등 작물을 심었고, 요즘처럼 겨울엔 농장 수확물로 송편 등을 만드는 체험도 아내가 진행하죠. 밤이며 농작물은 거의 전량을 체험농업에서 사용하게 되면서 이젠 수확 작업 걱정이 줄었어요.”

부부는 앞으로 홍보 효과를 얻을 겸 수확물을 담아가는 포장에도 신경 쓸 계획이다. 그간 비닐봉지에 수확물을 담아줬는데, 아무래도 모양새가 좋지 않아 신경이 쓰였다. 앞으로는 농장 이름을 새긴 전용 포장재를 만들어 담긴 농작물이 더더욱 가치를 인정받고, 농장 홍보도 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농장에선 2020년부터 치유프로그램 운영에도 활발하다. 당시 천안시 최초로 치유농장으로 선정된 후 경증 치매환자 대상으로 자연을 온전히 느끼면서 건강한 일상이 되게끔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알밤 줍기와 고구마 캐기 ▲치유숲길 산책 ▲국악 놀이 ▲동물교감 활동 등 치유농업 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 체험농업과 치매환자 대상 프로그램은 비슷하면서도 차이점이 있어요. 아이들은 주로 정서함양을 위한 일회성 활동으로 이뤄지고, 치매환자들은 회복과 일상 유지를 위해서 최소 4회 이상 농장을 방문하죠. 아이들은 농장에 소풍 온 기분으로 농작물을 수확하거나 심는 활동, 농작물로 간식을 만들어 먹는 활동을 좋아해요. 치매환자들은 도심에서 못 느끼는 자연을 보고 느끼는 활동에서 만족감을 느끼더라고요.”

 

품목 다양화와 품종 갱신, 산책길 조성 계획

뒷산에 심긴 밤나무에서 수확하는 밤은 맛좋기로 유명하다. 수확 시기면 밤을 먹으러 체험을 오는 사람도 많다. 뒷산은 마사질 황토에 주변에 공해시설도 없어 청정 환경에서 밤이 자라고 있다.

부부는 텃밭 농작물 관련해선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 두 사람 모두 뒤늦게 농업에 뛰어들어서 경험이 부족한 데다 체험농업이라는 특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구마밭은 위치선정이 문제로 떠올랐다. 밭 위치는 기존에 뒷산 밤나무 군락으로 가는 길목에 고구마를 심다가 체험농장을 시작하면서 접근성을 고려해 농가민박 앞 공터로 옮긴 점이 발목을 잡았다. 현재 터는 물 빠짐이 좋지 않아 고구마 맛이 살짝 아쉽게 됐다.

“기존에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를 심다가 호박고구마가 땅속 깊이 파고 들어가는 문제가 생겨 체험할 때 아이들이 캐기 쉽도록 고구마순을 심을 때 비스듬히 눕히는 방식으로 바꿨어요. 앞으로는 맛과 식감도 잡아보고 싶어요. 계속해 고구마 품종을 바꿔보고, 농업기술센터에서 분양하는 고구마순도 신청해보는 등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죠.”

 

부부는 앞으로 뒷산 밤나무 군락을 활용한 산책길 조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지난해엔 달래와 머위를 주변에 심으면서 이미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올해는 달래와 냉이 등 채소와 야생화 등을 심으면서 보고 즐기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봄에는 야생화를 즐기면서 걷고, 여름과 가을엔 채소 등 친환경 농작물을 따먹어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에겐 도심에서 못 느낄 체험 거리가 되고, 치매 어르신들은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릴 기획가 되었으면 하죠.”

 

'충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 윤세구 전문위원은 “배추, 무 등 재배하기 상대적으로 쉬운 농작물로 품목을 다양하게 하면 농장 노동력은 줄이고, 체험객에겐 다양한 작물을 볼 기회가 된다,”라며, “시설하우스에서 겨울에도 재배할 수 있는 토마토 등 농작물을 심는다면 연중 체험 거리가 끊이지 않게 되리라 기대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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